[김영준 기자의 베이스블로그] 야구장 건설, 이젠 야구팬이 나설때다

스포츠동아 입력 2010-09-10 07:00수정 2010-09-1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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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자리에서 싸움나기 십상인 금기가 세 가지 있다지요. 정치와 종교, 그리고 야구랍니다. 김지룡의 ‘나는 일본문화가 재미있다’란 책을 보면 일본정치의 판도를 요미우리의 궤적과 절묘하게 대칭시키고 있습니다. ‘55년 체제’ 성립 후 경제 고도성장과 자민당 장기집권이 이어졌듯 요미우리가 일본야구에서 흡사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자민당=요미우리=도쿄대’는 일본 주류사회의 상징이라는 뜻이 되겠죠. 한국 프로야구 역시 정치코드를 대입시키면 꽤 재미있는 해석이 도출되죠. 해태와 KIA는 호남에 지지층이 많은 정당이 집권하지 못할 때, 꼭 우승을 차지해서 지역의 한(恨)을 풀어줍니다.

# 야구와 정치가 이렇게 긴밀하게 해석되는 것은 둘 다 지역 연고주의에 바탕을 두기 때문이겠죠. 남을 차별하는 지역주의는 나쁘지만, 경쟁적 애향심은 지역발전의 동력으로 이어집니다. 유럽의 축구클럽이 그렇다지요. 그러면 내 고향 야구팀을 향한 사랑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요? 야구장을 찾아 꼬박꼬박 응원해주면 끝날 일일까요?

# 이 대목에서 어느 지역구단 인사의 말은 음미할만합니다. “솔직히 지방만 보자면 야구장에 비해 축구장에 사람이 얼마나 오나? 그러나 시설은 축구장에 비할 바가 아니다. 왜 야구는 이렇게 안 되나? 조기축구회는 구·동별로 지역에 조직 기반을 두지만 사회인야구는 직장과 학교에 기반을 두기 때문이다.” 지자체나 정부는 야구장 개·보수 이야기만 나오면 “생각은 있는데 돈이 없어서”라고 합니다. 맞는 말이긴 합니다만 그러면 축구장은 어떻게 지었나요? 월드컵 붐이 있어서? 정몽준 회장 같은 거물 정치인의 후원이 있어서? 무엇보다도 표로 뭉친 풀뿌리 조직이 버티고 있어서일 터입니다. 이 지점에서만큼은 야구는 축구를 배워야 합니다. 야구팬이라면 이제 정치를, 조직을 알아야 합니다. 매니페스토 정신에 입각해 눈을 부릅떠야 합니다. 언제까지 정치인들의 선의에 호소할 순 없는 노릇입니다.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야 합니다. 이것이 민주주의의 룰입니다.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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