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포츠] 르브론 제임스 투잡 선언 화제…킹 제임스“NFL서 뛰고싶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09년 11월 24일 07시 00분


美선 두종목 활약한 선수 많아…제임스도 고2까지 풋볼 병행
“체격 조건 굿”“체력은 부적격” NFL감독·선수들 엇갈린 시선

지난 주 미국 스포츠 뉴스의 초점은 NBA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슈퍼스타 르브론 제임스(25)였다. 올시즌 후 프리에이전트가 되는 제임스에게 기자들이 모여 들면서 여러가지 질문들이 쏟아졌다.

제임스는 ‘프리에이전트 질문에 대해서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말하지 않겠다.’‘NBA는 마이클 조던의 등번호 23번을 영구결번해야 된다.’‘기회가 된다면 NFL에서 뛰고 싶다. 고등학교 때 풋볼을 했기 때문에 NFL에서 잘 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식으로 미디어의 구미를 당기는 이슈들을 터뜨렸다.

NBA의 23번 영구결번은 당사자인 조던이 21일(한국시간) NBA-TV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제임스의 말은 고맙지만 나보다 리그는 더 오래되고 영구하다. 매직 존슨, 래리 버드, 빌 러셀 등의 선수들도 있었다. 내 번호가 영구결번된다면 이들도 그런 자격이 있다”며 정중히 사양했다.

풋볼 이슈는 진행형이다. 제임스가 터뜨린 풋볼을 하고 싶다는 발언은 캐벌리어스와 같은 프랜차이즈인 NFL 클리블랜드 브라운스가 리그 최하위(1승8패)에 머물러 있어 파장이 더 커졌다. NFL 브라운스의 에릭 맨지니 감독도 지난 주 정기 기자회견에서 “경쟁심이 강하고 워낙 재능이 뛰어난 선수이고 체격 조건도 갖추고 있어 풋볼도 가능할 것이다”며 제임스의 풋볼 플레이에 동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뉴올리언스 세인츠의 타이트엔드(태클과 볼을 잡는 포지션) 제레미 샤키는 트위터를 통해 “제임스는 NFL에서 뛸 수 없다. 내 말을 믿어라. 제임스가 현재 몇 파운드를 들어 올릴 수 있느냐”며 체력적인 면에서 조건이 안된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실제 제임스가 NFL에서 활동하려면 현재와는 다른 몸이 돼야 한다. 농구는 스피드에 유연한 근육을 유지하면 되지만 풋볼은 돌덩어리같은 단단한 근육질이 아니어서는 불가능하다. 고교 졸업 후 2003년 NBA에 곧바로 입문한 제임스는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농구와 풋볼을 병행했다. 3학년 때는 프로 진출을 염두에 두고 농구에만 전념했다. 풋볼 포지션은 와이드리시버 또는 타이트엔드를 맡았다.

제임스가 풋볼을 할 경우 이 포지션이 제격이다. 신장 203cm, 체중 113kg으로서 스피드를 갖췄다. 와이드리시버는 신장이 크면 유리하다. 다만, 타이트엔드는 태클을 해야 하는 포지션이어서 부상 위험이 따른다.

미국 스포츠에는 두가지 스포츠를 병행한 선수가 꽤 많다. 현재 NFL 샌디에이고 차저스 타이트엔드 안토니오 게이츠(193cm, 117kg)는 켄 스테이트 대학을 다닐 때 풋볼과는 거리가 멀었다. 농구 선수였다. 그러나 차저스가 스카우트해 현재 톱클래스 타이트엔드로 활동하고 있다. 애틀랜타 팰콘스의 토니 곤살레스(195cm, 109kg)도 대학 캘리포니아(버클리) 재학중에는 농구선수로 더 이름을 떨쳤다. 제임스도 이와 비슷한 스타일이 될 수 있다.

이들은 프로에 입문해 한 스포츠에만 전념했지만 보 잭슨, 디온 샌더스 등은 동시에 두가지 종목을 뛴 선수로 유명하다. 잭슨과 샌더스는 야구와 풋볼을 동시에 했다. 잭슨(47)은 역대 미국 스포츠 사상 최고의 만능선수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 외야수로 활동했고, 시즌이 끝나면 NFL 오클랜드 레이더스 러닝백으로 뛰었다. 메이저리그 8년 동안 활약한 잭슨은 4차례나 한 시즌 20개 이상(최고 32개)의 홈런을 때린 바 있다. 삼진을 당한 뒤 배트를 허벅지에 대고 뿌러뜨렸던 괴력의 소유자였다. 그러나 레이더스에서 러닝 플레이 도중 태클에 엉치뼈 부상으로 95년 이후 현역에서 물러났다.

샌더스(42)는 미국 스포츠에서 유일하게 월드시리즈와 슈퍼볼에서 뛴 만능선수다. 잭슨이 파워를 갖추고 홈런타자와 러닝백을 했다면 샌더스는 스피드로 승부를 냈다. 97년 한 시즌에 도루 56개를 기록했을 정도로 빨랐다.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NFL 댈러스 카우보이스에서 월드시리즈와 슈퍼볼 멤버로 활약했다. 야구에서는 외야수, 풋볼에서는 와이드리시버를 커버하는 코너백을 맡았다.

NBA 현역 최고의 선수 제임스의 NFL 진출 논란은 팬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한 임팩트를 갖고 있다.

LA|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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