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통신]<10·끝>오은선과 히말라야 등반 6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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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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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탐험가’ 김창호의 집념

‘공부하는 탐험가’ 김창호(가운데)가 안나푸르나 등정을 위해 베이스캠프를 떠나기 전 동료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공부하는 탐험가’ 김창호(가운데)가 안나푸르나 등정을 위해 베이스캠프를 떠나기 전 동료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박영석, 엄홍길의 뒤를 이을 차세대 대표 산악인, 현역 최고 알피니스트. 산악인 김창호(40)를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그를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은 역시 ‘공부하는 탐험가’일 듯하다. 대한산악연맹 부산광역시연맹 소속인 그는 ‘부산 다이내믹 안나푸르나 원정대’를 꾸려 지난달 18일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같이 온 사람은 홍보성 대장(53)과 서성호 대원(30) 둘뿐이었다. 셰르파 없이 정상 도전에 나선 그야말로 소수 정예부대였다.

김창호는 오은선 원정대와 합동 등반을 했다. K2(8611m), 브로드피크(8047m), 마칼루(8463m), 로체(8516m), 다울라기리(8172m)에 이어 안나푸르나까지 오 대장과 함께 히말라야에 도전한 것만 6번째다. 비록 안나푸르나 등정에는 실패했지만 두 산악인은 서로를 의지하며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창호는 등반 후 자세한 보고서를 내기로 유명하다. 그동안 많은 산악인이 정상을 밟는 데만 급급해 등정 후 정리 작업을 소홀히 했던 게 사실이다. 김창호는 “등반 보고서를 내는 것은 산에 오르는 것보다 더 큰 인내와 고통을 요구한다. 내가 경험한 것을 후배들에게 잘 전해주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안나푸르나 원정 기간에도 산 곳곳을 찾아다니며 틈날 때마다 보고 들은 내용을 꼼꼼히 기록했다. 정상에 오른다면 1시간 이상 머물며 안나푸르나 전경을 샅샅이 살필 예정이었다. 예전에도 8000m 넘는 정상에서 2시간 가까이 머물곤 했다.

그는 히말라야 8000m 고봉 14개 중 9개를 무산소로 올랐다. 한국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무산소 등정이 유력하다. 그의 등정 기록을 보면 유난히 세계 최초 기록이 많다. 파키스탄 지역 히말라야에 관한 한 최고 전문가로 통하는 그는 2000년부터 2006년까지 파키스탄의 6000∼7000m대 미답봉을 많이 등정했다. 그는 ‘높이’보다는 ‘남이 안 간 곳, 안 한 것’에 더 매력을 느낀다. 그가 요즘 생각하는 탐험 중 하나는 ‘동물 원정대’를 꾸려 아프리카 사막을 횡단하는 것. ‘닭을 통해 달걀을 얻고 소를 통해 우유를 얻는 식으로 자급자족이 가능한 원정대로 사막을 여행하겠다’는 구상이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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