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브레이크] 한국 월드컵 유치 ‘훼방꾼’ 만났다

  • 입력 2009년 5월 9일 08시 22분


빈 함맘, FIFA집행위원 4선의 의미

모하메드 빈 함맘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이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 4선에 성공했다.

AFC는 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총회를 열고 전체 46개 회원국이 참석한 가운데 유효표 44표 중 23표를 얻은 함맘 회장을 FIFA 집행위원으로 선출했다.

반면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지지를 받았던 셰이크 살만 바레인 축구협회장은 21표를 얻는데 그쳤다.

이로써 1996년 첫 임기를 시작한 이후 4선에 성공한 함맘은 정몽준 FIFA 부회장, 오구라 준지(일본), 워라위 마쿠디(태국)와 함께 4년 임기의 FIFA 집행위원으로 활동한다.

○막판 공약과 블라터 FIFA 회장의 지원

총회 전날 밤까지도 예측불허였다는 것이 현지에 파견된 축구협회 관계자의 전언. 양측은 회원국을 대상으로 각종 공약을 쏟아냈고, 부동표를 끌어안기 위해 마지막까지 총력전을 펼쳤다.

총회에서도 양측은 첨예하게 대립했다. 특히 FIFA 집행위원 재선에 실패하면 AFC 회장직을 내놓겠다고 배수의 진을 친 함맘은 그동안 논란이 됐던 AFC 본부의 이전을 전격적으로 철회했고, 그동안 집행부 지위를 인정하지 않으며 선거권을 주지 않았던 쿠웨이트를 선거에 참여시키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아울러 총회장에 나타난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의 든든한 지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어느 때보다 날카롭게 대립했던 이번 선거의 파장은 상당할 전망이다.

함맘은 반대파를 잠재우며 AFC내 위상 강화를 꾀할 수 있게 된 반면 한국 일본 등의 영향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국, 월드컵 유치에도 부정적 영향

함맘을 축출하기 위해 총대를 멨던 정 부회장의 위상 추락은 물론이고 특히 한국의 월드컵 유치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정 부회장은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을 겨냥해 ‘죽여버리겠다’는 망언을 했던 함맘을 FIFA 윤리위와 상벌위에 제소하는 등 첨예한 대립각을 세워왔고, 최근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직격탄까지 날리기도 했다.

때문에 함맘은 AFC는 물론 FIFA 내에서 정 부회장을 견제하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022년 월드컵 단독 개최를 신청한 한국의 유치 활동을 방해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2022년 월드컵 개최가 아시아 대륙 쪽으로 기운다 하더라도 함께 유치를 희망하고 있는 함맘의 모국인 카타르나 함맘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진 호주 등이 유리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이 바로 이 대목이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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