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만난 佛… 한국-프랑스전 수중전 예고

  • 입력 2006년 6월 16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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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이 관건이다.’

한국축구대표팀이 19일 오전 4시(한국 시간) 독일 라이프치히 첸트랄슈타디온에서 열리는 2006 독일 월드컵 G조 2차전에서 프랑스를 잡기 위해선 무엇보다 체력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프랑스는 누가 뭐래도 세계 최고 수준의 축구 강국. 최근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만 한국이 상대하기는 버거운 존재임에 틀림없다. ‘예술 축구’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기교가 뛰어난 프랑스와 비교해 한국이 유일하게 앞설 수 있는 게 체력이다. 더구나 스위스와 0-0으로 비긴 프랑스가 한국을 잡기 위해 총력전으로 나올 태세이기 때문에 한국은 가장 큰 무기인 체력으로 맞서야 할 상황이다.

특히 독일 기상당국이 경기 당일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해 체력은 더욱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수중전은 체력 소모가 훨씬 심하다. 프랑스가 지네딘 지단(34), 클로드 마켈렐레(33), 릴리앙 튀랑(35) 등 노장들이 주축인 점은 한국에 유리하다. 하지만 프랑스 선수들은 탄탄한 기술을 바탕으로 한 자로 잰 듯한 패스 능력을 갖추고 있어 패스 성공률이 떨어지는 축축한 잔디에서 한국보다 유리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 결국 한국이 프랑스를 누를 수 있는 무기는 강력한 체력밖에 없는 셈이다.

2002 한일 월드컵 때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을 지낸 이용수 KBS 해설위원은 “한국 선수들은 체력이 올라와야 특유의 압박 플레이를 잘 펼친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졸전을 벌인 것은 바로 체력이 떨어졌기 때문.

월드컵을 한 달 앞두고 대표팀에 합류한 라이몬트 페르헤이연 체력담당 트레이너는 “체력 수준은 4년 전에 비해 크게 향상돼 있다. 프로리그 때문에 체력이 고갈돼 있는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기만 하면 된다”며 체력 보강 훈련보다 컨디션 조절 훈련에 집중했다. 그리고 9일 체력테스트를 실시해 딕 아드보카트 감독에게서 “2002년보다 좋은 체력이다”는 평가를 받았다. 13일 토고전 승리로 체력 업그레이드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한일 월드컵에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강팀들을 봉쇄했던 한국의 강철 체력. 19일 프랑스전에서 또 한번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는 태극전사들의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쾰른=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제발 지단 빼지 마”… 한국, 노쇠해 완벽 봉쇄 자신

한국이 프랑스의 슈퍼스타 지네딘 지단(사진)을 노리고 있다. 지단은 2002 한일 월드컵에서도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다쳐 개막전에 불참했다. 지단에게 한국은 악몽인 셈이다. 한국은 다시 한번 지단에게 상처를 안겨줄 것인가.

올해 34세인 지단은 여전히 프랑스팀의 주축이다. 노쇠했다고는 하지만 경기력은 여전히 높게 평가받는다.

지단은 올해 월드컵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이미 한 번 국가대표 선수로서 은퇴했다 돌아왔다. 그만큼 애국심과 명예를 중하게 여긴다. 도메네크 감독은 이런 지단을 노쇠했다고 뺄 수는 없다. 그가 지단을 출전시키지 않는다면 상당한 역풍을 맞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이런 지단을 넘보는 것은 그가 예전의 강력한 지배력을 보여주지 못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여전히 뛰어난 선수이기는 하지만 넘지 못할 벽처럼 여겨졌던 예전의 그 지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스위스의 악착같은 밀착 수비에 고전했다.

한국으로서는 지단을 묶어야만 승산이 보이기 때문에 더욱더 지단을 노리고 있다. 플레이메이커인 그의 발끝에서 공격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한국은 힘이 넘치는 미드필더들로 지단을 철저히 마크하려 할 것이다.

쾰른=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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