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승부차기 가면 伊 꺾는다?

  • 입력 2002년 6월 17일 18시 12분


94년 미국월드컵 결승서 伊 바조(左)가 승부차기 실축으로 패한 뒤 고개를 숙인채 망연자실해 있다.
94년 미국월드컵 결승서 伊 바조(左)가 승부차기 실축으로 패한 뒤 고개를 숙인채 망연자실해 있다.
‘이탈리아를 승부차기에서 꺾는다?.’

한국과 8강행 티켓을 놓고 18일 겨루는 이탈리아는 역대 월드컵 본선에서 3차례 승부차기로 운명이 갈린 적이 있다. 결과는 3전전패. 결론적으로 이탈리아는 승부차기를 했다 하면 100% 졌다.(표 참조)

한국이 이탈리아와 연장전을 포함한 120분의 경기에서 결판을 내지 못하고 승부차기까지 간다면 틀림없이 이길 것이란 말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

확실히 승부차기는 무승부가 등장하는 조별 예선과 달리 반드시 승부를 가려야만 하는 본선에서만 볼 수 있는 재밋거리.

16일 스페인과 아일랜드의 승부차기에서 보듯 어이없는 실축도 많이 등장한다. 세계 일류의 선수들이나 중압감은 엄청나기 때문. 수만 관중이 숨을 죽이고 지켜보는 순간에 골키퍼와 마주 선 키커. ‘혹시 이 골을 넣지 못한다면…’, 그런 불안감이 온몸을 휩쓸고 이어 선수는 꿈 속을 헤메듯 무념무상의 상태에서 공을 찬다.

자신이 실축한 공 때문에 팀의 패배가 결정되면 선수는 넋을 잃고 그라운드에 주저앉고 만다. 승리를 내차버린 회한으로 울먹이는 선수도 많다.

월드컵 본선 사상 첫 승부차기는 82년 스페인대회 때 서독과 프랑스의 준결승전에 등장했다. 90분 대결에서 1대1, 전후반 연장에서 2골씩을 주고 받아 결과는 3대3. 그리고 승부차기 5명의 선수 가운데 양팀 1명씩이 실축했다. 프랑스의 6번째 선수 공은 서독의 골키퍼에 잡히며 승부는 끝났다.

86년 멕시코 대회에서는 준준결승 4게임중 3게임이 승부차기로 결판을 냈다. 결과는 유일하게 준준결승에서 승부차기를 벌이지 않고 올라온 아르헨티나의 우승.

이탈리아의 승부차기 악몽은 90년 이탈리아 대회에서 비롯돼 94년, 98년 대회까지 3회나 거듭됐다. 특히 94년 미국대회 브라질과 결승전을 벌일 때 이탈리아의 승부차기 악몽은 최고조에 달했다.

연장전 사투까지 무득점으로 끝나고 갖게 된 승부차기. 이탈리아팀에서 두 명이 연달아 실축한데 이어 마지막 5번째 선수인 최고 골잡이 로베르토 바죠마저 크로스바 위를 넘어가는 공을 내지르는 바람에 2-3으로 패배했다.

역대 월드컵 본선에서 가장 승부차기에 강한 나라는 아르헨티나로 3전 3승이었으며 잉글랜드팀도 이탈리아에 이어 2전2패로 승부차기에 약한 편이었다.

고베〓조헌주기자 hanscho@donga.com

역대 월드컵 본선 이탈리아 승부차기 결과
대회명대결팀시점경기결과승부차기 결과
90년 이탈리아아르헨티나-이탈리아준결승1-14-3 아르헨티나 승
94년 미국브라질-이탈리아결승 0-03-2 브라질 승
98년 프랑스프랑스-이탈리아준준결승0-04-3 프랑스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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