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전공의 “전원 사직”… 정부 “구제는 없다”

  • 동아닷컴
  • 입력 2024년 2월 16일 11시 32분


코멘트

빅5 병원 전공의 “20일부터 근무중단”
35개 의대생들도 같은날 ‘동맹 휴학’
정부 “집단연가 불허-필수의료 유지 명령”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계획에 반발한 전공의 154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수도권 ‘빅5’ 병원(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전공의들은 19일까지 전원 사직서를 내고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정부는 전체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집단연가 사용 불허 및 필수의료 유지명령을 발령했다. 또 전공의가 출근하지 않은 병원에 대해 현장점검을 실시, 개별적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하고 위반 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16일 오전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브리핑을 열고 “정부는 이 시간부로 221개 전체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집단연가 사용 불허 및 필수의료 유지명령을 발령한다”고 밝혔다.

이어 “금일 중 전공의가 출근을 안 한 것으로 알려진 병원들에 대해서는 현장점검을 실시한다”며 “현장점검 결과 진료를 거부한 전공의들에 대해서는 개별적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상응하는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보건복지부 중수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원광대병원, 가천대길병원, 고대구로병원, 부천성모병원, 조선대병원, 경찰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7개 병원에서 154명이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실제로 사직서가 수리된 곳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대병원 등 5대 상급종합병원 전공의 대표가 20일부터 근무를 중단하고 의과대학생 단체가 20일 동시 휴학계를 내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박 차관은 “정부는 대화의 문이 열려있으니 극단적인 방식보다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을 여러 차례 강조하고 제안한 바 있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며 “불법적 집단행동은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2020년과 같은 구제 절차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민수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1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의료개혁과 의사 집단행동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2024.2.13/뉴스1
박민수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1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의료개혁과 의사 집단행동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2024.2.13/뉴스1

박 차관은 전날 개최된 대한의사협회(의협) 총궐기대회에서 일부 의사가 “모든 의사가 면허를 동시에 취소하고 던져버리는 순간이 온다면 정부가 정책을 철폐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집단행동을 제안해 의료 현장과 환자, 그리고 환자 가족을 불안하게 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면밀히 검토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다. 법 테두리 내에서의 표현의 자유는 존중하되, 집단행동을 부추기는 일체의 행위에 대해서도 정부는 엄중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빅5’ 병원 전공의들이 20일부터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정부는 전공의들의 이와 같은 움직임에 미리 대응해 각 수련병원에 ‘집단사직서 수리 금지’를 명령했고,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사단체에는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특히 정부는 집단행동에 참여한 의사의 면허를 박탈하는 초강수를 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전국 의과대학 학생들도 20일 동시에 휴학계를 내기로 결정했다. 교육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중 35개 의대 대표들은 전날 오후 9시쯤 긴급 회의를 열어 동시 휴학계를 내기로 확정했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해 대학들에 공문을 통해 고등교육 관련 법령과 학칙 등을 준수해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엄격한 학사관리를 요청한 상황이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