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봄’ 심박수 챌린지 유행…“분노 스트레스도 위험 요소”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7일 16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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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스트레스' 2시간내 심근경색 4.7배 증가해
고혈압·당뇨병 등 있다면 특히 마음 잘 다스려야

영화 ‘서울의 봄’을 보다 분노가 느껴질 때 스마트워치로 심박수를 측정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진으로 올리는 챌린지가 화제다. 극심한 분노는 심장 건강에 치명적인 만큼 고혈압, 당뇨병, 흡연 등 심혈관계 질환 위험인자가 있다면 마음을 잘 다스릴 필요가 있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건강한 사람의 평소 심박수는 분당 60~100회 정도다. 분노는 혈중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 등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를 늘려 심장박동이 증가하고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급상승하고 혈액이 끈끈해져 심장과 뇌 혈관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노태호 가톨릭의대 성바오로병원 명예교수는 “분노 자체가 고혈압, 당뇨병 등 심장 건강을 위협하는 다른 요인만큼 크게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평소 심혈관계 위험 인자를 가진 사람은 극심한 분노를 경계해야 한다”면서 “분노로 인해 스트레스를 겪은 후 2시간 내 심근경색 발생 확률이 약 4.7배로 높았다는 하버드대병원의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베스 이스라엘 디코네스 메디컬 센터가 1966년부터 2013년까지 관련 연구를 리뷰해 유럽심장학회지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분노 후 2시간 내 심장발작은 4.7배, 뇌경색 발생은 3.6배 많았다. 특히 뇌동맥류 파열은 6.3배 많았다.

전용관 연세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교수도 “운동을 하는 중이거나 긴급한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혈압이 올라가고 평소 심박수가 올라가는데, 심박수를 높이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스트레스는 교감신경을 자극시켜 혈압의 상승, 심박수 증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분노는 부정맥 발생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삽입형 제세동기(ICD)를 달고 있는 사람에서 분노 15분 내 전기쇼크 발생이 2배가 많았다.

노 교수는 “고혈압, 당뇨병, 흡연 등 심혈관계 위험인자를 지닌 사람일수록 분노가 특히 더 위험하다”면서 “분노 조절이 쉽진 않지만, 마음을 잘 다스려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분노를 느낄 때는 심호흡, 명상 등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좋다. 조용한 음악을 들으면서 눈을 감고 천천히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가 내쉬는 것이 효과적이다. 수면을 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노 교수는 “심호흡만 제대로 해도 분노를 상당부분 가라앉힐 수 있다”고 말했다.

평소 심장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자신의 심박수를 확인해 적절한 강도로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운동을 하면 심장이 튼튼해져 심장이 한 번 뛸 때 많은 양의 혈액을 순환시킬 수 있어 심박수를 떨어뜨릴 수 있다. 심장이 천천히 뛰어도 혈액순환이 제대로 된다는 것은 그만큼 건강하다는 의미다.

운동 강도는 최대 심박수(숨이 턱에 차서 곧 쓰러질 정도로 심하게 운동을 했을 때 뛰는 맥박수)의 80%에 해당하는 맥박 정도가 적당하다. 최대 심박수는 220에서 자신의 나이를 빼면 계산된다. 가령 40세의 건강한 성인이라면 1분당 최대 심박수는 180회이기 때문에 맥박이 144회 뛸 정도로 운동하면 된다.

전 교수는 “만성 스트레스가 있는 사람들은 스마트워치로 어떤 상황에서 심박수가 올라가는지 관찰해 심박수를 높이는 요인은 줄이고, 여가생활 등 떨어뜨리는 요인은 늘리는 식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면 도움이 된다”면서 “흡연을 자제하고 과음을 피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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