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김포공항 고도제한 완화 예정…오세훈 “지연 없도록”

  • 뉴시스
  • 입력 2023년 9월 19일 06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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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몬트리올 ICAO 본부 찾아 이사장과 35분 대화
공항 고도제한 완화하려면 국제기준 변경 선행돼야
ICAO, 2025년 이사회에서 의결·2028년 개정안 시행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항공 고도제한 관련 국제기준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건의했다. 김포공항 일대 고도제한으로 오랜 불편을 겪고 있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행보다. 현 계획상 새 개정안의 시행 시기는 2028년이다.

북미 출장 중인 오 시장은 17일 오전 11시30분(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본부를 찾아 살바토레 샤키타노 ICAO 이사회 의장과 면담을 갖고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

ICAO는 1947년 국제민간항공 항공기술·운송·시설 등의 발전·증진을 위해 설립된 UN산하 전문기구다. 우리나라는 1952년 12월 가입해 2001년 처음 이사국에 선정된 이후 8연임 중이다. 고도제한 완화를 위해서는 ICAO의 규정 변경이 필요하다.

현재 강서구, 양천구, 구로구, 금천구 등 공항 인접 자치구는 1958년 김포공항 개항 이후 공항 주변 고도제한에 따른 건축물 높이 제한으로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 등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여파에 4개 자치구는 서울의 대표 관문지역임에도 상대적으로 도시 발전이 더뎌 지역 내 낙후된 주거 형태가 밀집한 실정이다. 4개 자치구의 공항시설법상 ‘장애물 제한표면’에 의한 고도제한 지역 면적은 약 80㎢다.

면담은 35분간 의장 집무실에서 이재완 주ICAO대표부대사와 박준수 ICAO 항행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샤키타노 의장은 1951년 제정 후 지금까지 적용 중인 항공 관련 규정 개정을 위해 ICAO가 안전성 평가 및 고도제한 완화 연구조사를 진행 중이며, 10월 말까지 회원국 대상 의견 청취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개정된 규정은 5년 뒤 시행될 전망이다. 샤키타노 의장은 “기술적인 고려 상황을 감안해 2025년까지는 이사회에서 의결하고, 2028년에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도시 발전에도 오랜 시간 동일하게 적용 중인 항공 규정으로 해당 지역의 많은 시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규정 개정이 지연되지 않도록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시는 그동안 국토교통부와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해 힘썼으나 고도제한 지역에 대한 실질적 변경 및 항공학적 예외적 조정을 얻기 위해선 국제기준 변경이 선행돼야 해 실질적인 대응에는 한계가 존재했다.

하지만 최근 ICAO가 항공 고도제한 관련 국제기준 전면 개정을 추진하면서 변화의 조짐이 감지됐다. ICAO는 올해 5월 관계 전문가, 항행위원회 검토 등 내부절차를 거쳐 개정 초안을 마련한 상태다.

개정안은 ▲고도제한 표준안(장애물 제한표면)의 전면 개정 ▲항공학적 검토(예외적으로 장애물 설치를 검토)를 위한 핵심절차 마련을 뼈대로 한다.

이번 개정안은 1951년 초판이 나온 이후 약 70년 만에 가장 큰 변화를 담고 있다는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의 항공기 안전운항을 위해 건물 등 장애물의 생성을 획일적으로 엄격히 규제했던 제한표면(OLS)이 금지(OFS)·평가(OES) 표면으로 이원화된다.

OFS 표면은 현재보다 축소, OES 표면은 해당 국가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등 시대적 여건 변화를 반영한 합리적인 기준이 제시됐다는 평가다.

ICAO의 국제기준 개정이 가시화됨에 따라 항공 주무 부처인 국토부 뿐 아니라 김포공항 주변 높이 등에 대한 계획적 관리를 위한 서울시의 역할도 새롭게 요구되고 있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개정 전면시행 시기인 2028년 11월에 맞춰 세부지침을 수립하고 항공학적 검토를 시행하는 등의 적극적인 대응을 추진 중이다.

시는 ICAO 국제기준 개정 후 국토부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김포공항 일대 고도제한 완화 방안을 만들어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시는 ▲ICAO 국제기준 개정안에 대한 면밀한 검토 및 조속한 개정 요청 ▲국토교통부·강서구청 등 유관기관과 의견 조율 ▲김포공항 일대 마스터플랜 수립 등을 위해 도시계획국에 전담팀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한편 샤키타노 의장은 오 시장과의 면담에서 ICAO의 지속가능한 항공을 위한 탄소배출 저감 정책도 소개했다. 단기적으로는 지속가능한 항공유 확대와 저탄소 항공기를 도입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수소 및 전기 항공기, 하이브리드 항공기를 도입하는 방식이다.

의장은 이를 위해 국가는 물론 지방정부의 노력도 중요하다며 관심을 부탁했고, 오 시장은 항공 관련 탄소배출 저감 정책에 지방정부가 직접 관여하진 않지만 ICAO의 의지와 노력에 지지와 동의를 보낸다고 화답했다.

[토론토=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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