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눈 진로’ 韓기상청 판정승…日 슬그머니 “서울 동쪽으로”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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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8월 10일 15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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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2시10분 기준 레이더 영상(기상청 제공) ⓒ 뉴스1
10일 오후 2시10분 기준 레이더 영상(기상청 제공) ⓒ 뉴스1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 경남 거제 해안을 통해 상륙한 뒤 대구를 지나 수도권을 향해 북진 중이다. 카눈은 조만간 북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오후 9~10시쯤 수도권 쪽으로 진출하겠다. 이는 카눈 상륙 전 기상청의 예측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진로다.

당초 전남 쪽 해안을 통해 상륙한 뒤 충남 앞바다로 진출해 인천 쪽을 통해 북한으로 진출할 것으로 본 일본 기상청보다 예측도가 높다. 각국이 활용 중인 수치예보 모델에 더해 예보관들의 실황 분석 정확도가 빛을 발한 셈이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카눈은 경북 내륙에서 북서쪽으로 이동 중이다. 낮 12시쯤 대구를 지나쳤다. 상륙 직후 속도가 시속 38㎞까지 빨라졌다가 현재는 시속 20㎞대로 느려진 것으로 추정되며, ‘거북이 걸음’으로 경기 동부 방면으로 수도권을 향해 직진할 전망이다.

북서쪽으로 직진을 시작하면 하남에는 오후 9시, 남양주엔 오후 10시쯤 다다르겠다. 서울과는 오후 10시쯤 태풍 중심과 직선거리 20㎞로 가장 가깝겠다. 태풍은 서울의 오른쪽을 스치며 북한 쪽을 향할 전망인데, 이 결과 서울은 태풍 ‘안전반원’(태풍 왼쪽 반원)에 속하게 된다.

앞서 중국과 일본은 카눈이 내륙에서 왼쪽으로 더 꺾어 서울 왼쪽을 통해 북상해 소멸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에는 충남 앞바다까지 진출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주변 양국은 이날(10일) 오전부터 조금씩 카눈 진로를 오른쪽으로 당기는 것으로 조정하며 한국 기상청(KMA) 예보를 따랐다.

각국의 당초 예측이 달랐던 것은 주로 활용하는 수치예보 모델과 예보관의 판단이 달랐기 때문이다. 동북아 3국은 모두 국제적인 수치 예보모델을 활용하는데, 어느 모델을 더 신뢰할 것인지에 대한 가중치는 각국 예보국 예보관들의 몫이다.

기상청(KMA)은 육상 관측망과 해상 관측 부이(Buoy) 등의 자료를 종합적으로 활용해 경남해안 상륙과 서울의 안전반원 통과를 예측했고, 결과적으로 적중했다.

다만 한·중·일 3국이 예측했던 태풍 진로가 50㎞ 내에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태풍 진로 변동성 범위 내에 있었다. 중국과 일본 예측이 틀렸다기보다 변동성 넓었던 것이다.

기상청이 항상 태풍 진로를 정확히 예측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18년에는 태풍 ‘솔릭’이 충남 서해안을 통해 상륙할 것으로 예보 했으나 최종적으로 솔릭은 전남 서해안을 통해 상륙했다. 당시 북태평양 고기압의 변동성이 컸고, 일본 기상청이 전남 상륙을 정확히 예측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기상청과 국립기상과학원은 이후 북태평양 고기압 분석을 강화하기 위해 기상관측선과 해양기상 관측 장비를 확대하는 등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수축을 관측·분석 중이다.

다만 기상청은 서울의 태풍 왼쪽·오른쪽 위치와 별개로 안전반원에도 중국 쪽에서 유입되는 건조한 공기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불겠다며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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