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산동 제천비행장 40년만에 시민 품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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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공항 불구 항공기 이착륙 ‘0’
지난해 비행장 군사용도 폐지
통행로 확장 등 활용방안 추진

제천비행장의 군사 목적 용도를 폐쇄하는 방안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비행장 주변 주민들의 불편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제천비행장 전경. 제천시 제공
제천비행장의 군사 목적 용도를 폐쇄하는 방안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비행장 주변 주민들의 불편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제천비행장 전경. 제천시 제공
충북 제천시 모산동의 제천비행장이 군사시설에서 해제돼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 비행장은 군 공항이지만 40여 년째 항공기의 이착륙이 이뤄지지 않아 민간주도의 반환운동이 이어져 왔다.

14일 제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개정된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시행령’에 따라 제천비행장이 헬기 예비작전 기지에서 제외돼 비행장 용도가 폐지됐다. 또 관리기관인 육군 제37사단도 다른 군사 목적의 비행장 부지 활용계획이 없다고 밝혀 군사 목적 용도의 폐쇄가 확정됐다. 이에 따라 지역개발과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은 비행장 주변 주민들의 불편이 일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비행장 내 홍광초등학교 횡단 통행로를 확장하기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구조물 재정비 등의 이용 방안을 마련해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군사시설에서 폐지됨에 따라 비행장 소유권이 국방부에서 기획재정부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시는 일반재산으로 변경된 비행장을 매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모산동과 고암동에 걸쳐 있는 18만여 m² 규모의 제천비행장은 1950년대 비행훈련장으로 건설됐다. 1180m 길이의 활주로가 1975년 콘크리트로 포장됐다. 이후 산불진화 헬기나 닥터헬기 등의 이착륙은 있었지만 훈련 목적의 항공기(전투기) 이착륙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04년 시와 국방부가 협약을 한 뒤 활주로는 개방됐다. 세계적인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016년 뮤직비디오를 촬영해 유명해지기도 한 곳이다. 현재는 인근 주민들의 산책이나 운동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제천에서는 지역 각계 인사로 구성된 ‘제천비행장 찾기 범시민추진위원회’(위원장 송만배 전 제천문화원장)가 8∼9월 서명운동을 전개했다.

범추위는 비행장이 도심의 확장을 가로막고 있고, 인근에 초등학교와 고층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비행장의 기능을 상실한 점, 30여 km 거리의 원주·충주에 공군비행장이 있는 점 등을 들어 비행장 용도를 폐기하고 시민의 품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염원을 담은 6만1000여 명의 서명부를 청와대와 국방부,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전달했다. 송만배 위원장은 “70여 년간 지역 발전을 가로막고 시민의 권리를 제한했던 제천비행장의 군사 목적 용도 폐쇄 요구가 결실을 맺었다”며 “소유권 이전과 활용 방안 마련 등의 많은 과제가 있지만 진정한 시민의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상천 시장은 “30여 년간 지역 정치인, 시민사회단체, 범시민추진위원회 등 시민 전체가 끈질기게 노력해 이루어낸 귀중한 성과”라며 “국유재산 이관과 처분을 위한 일반적인 행정 절차만이 남은 상황에서 물리적 시간적 여건상 활용 방안 마련과 반환 마무리는 민선 8기의 몫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모산동#제천비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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