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그냥 걸리는게 낫다? 최초 보고 학자 “그건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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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2월 18일 10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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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방송화면 캡처
채널A 방송화면 캡처
최근 온라인상에서 “오미크론은 증상이 심각하지 않으니 걸리는 게 낫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를 세계 최초로 보고한 학자가 “그런 주장은 도박”이라고 경고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의사 안젤리크 쿠체 박사는 17일 채널A 인터뷰에서 “오미크론이 경증이라는 건 신경을 안 써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나이 외 어떤 요소들이 고위험, 합병증을 초래할지 모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의 한 연구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이 걸리지 않은 사람보다 뇌졸중 위험은 52%, 심부전 위험은 72% 증가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해당 연구를 이끈 지야드 알 알리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공중보건연구소 교수는 “감염 후 최대 1년까지 심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미크론은 스파이크 단백질에 돌연변이 32개가 발생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로, 16개의 돌연변이를 보유한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은 강하지만 치명률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는 치명적 호흡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하기도에서 번식하는 반면, 오미크론은 상부 호흡기 세포에서 번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상부 호흡기는 코, 인두, 후두, 구강 등을 의미하고 하기도는 폐를 비롯한 기관지 등을 지칭한다.

이같은 이유로 국내 누리꾼들 사이에선 “오미크론은 일반 감기와 비슷하다”, “부작용 있는 백신을 맞느니 차라리 오미크론에 걸려서 자연면역을 얻겠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채널A 방송화면 캡처
채널A 방송화면 캡처
하지만 실제 코로나19 감염 경험자들은 다양한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었다. 열감을 느낀다는 40대 후유증 환자 김경훈 씨는 “가만히만 있어도 피곤하고 누워있지 않으면 사실상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힘든 상태”라고 호소했다.

30대 후유증 환자 A 씨는 “오미크론은 경증이다, 가볍다, 심각하지 않다고 알고 있어서 그런 줄 알았는데, 갑자기 심장 통증이 산발적으로 온다. 매번 정도가 다르다. 심하게 올 땐 내가 어떻게 될까 봐 무섭다”고 밝혔다.

심장이 잦게 뛰는 ‘동성빈맥’ 판정을 받은 20대 후유증 환자 B 씨도 “격리 해제 이후부터 증상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B 씨는 코로나19로 아버지를 여의었다. 그는 “아버지의 마지막을 지켜드리지 못해 너무 죄스럽다. 내 가족, 지금 당장 누구에게도 들이닥칠 수 있는 일을 외면하지 말고 제발 조심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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