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윤석열 “반도체 알고싶다”…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 방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19일 1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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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 있는 반도체공동연구소를 찾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윤 전 총장은 이날 연구소장인 이종호 서울대 교수와 정덕균 석좌교수를 만나 반도체 생산 공정 및 인력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독자제공
17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 있는 반도체공동연구소를 찾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윤 전 총장은 이날 연구소장인 이종호 서울대 교수와 정덕균 석좌교수를 만나 반도체 생산 공정 및 인력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독자제공
“반도체 연구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만성적인 인력난을 해결해야 결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을 지낸 정덕균 석좌교수(63)는 17일 서울대학교 반도체공동연구소를 찾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61)에게 이렇게 강조했다고 한다. 국내 반도체 및 제조업 전반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결국 반도체 연구개발 전문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반도체공동연구소에서 3시간 30분가량 정 석좌교수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인 이종호 서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를 만났다고 한다. 1988년 문을 연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는 30여 년 동안 국내 반도체 연구 개발을 담당하는 석박사 1500명 이상을 배출해 온 한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싱크탱크다.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 대란으로 국내 자동차 생산까지 중단되는 점을 감안해 윤 전 총장이 “반도체 산업을 시작으로 산업계와의 첫 접촉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17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 있는 반도체공동연구소를 방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한국 반도체의 신화’로 불리는 고 강대원 박사 흉상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독자제공
17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 있는 반도체공동연구소를 방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한국 반도체의 신화’로 불리는 고 강대원 박사 흉상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독자제공
이날 만남은 윤 전 총장이 먼저 정 교수에게 “반도체와 관련한 공부를 하고 싶다”고 연락해 성사됐다. 정 석좌교수와 이 소장은 윤 전 총장을 상대로 반도체 칩을 만드는 공정 과정과 국내 및 중국, 대만 등 해외의 반도체 산업 현황을 설명했다고 한다. 수행원 없이 연구소를 찾은 윤 전 총장은 직접 방진복을 입고 반도체연구소 안에 있는 제조공장을 둘러봤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은 반도체공동연구소 건물 앞에 있는 ‘한국 반도체의 영웅’ 강대원 박사 흉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정 석좌교수는 1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반도체 산업 분야의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점 등 교수로서 현장에서 느끼는 애로사항을 말씀드렸다”며 “반도체 산업을 이해하려면 반도체 공정 과정 등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윤 전 총장이) 그런 차원에서 (연구소를) 방문했다고 본다”고 했다. 이 교수는 “외부에서 연구소를 방문하시면 보통 생산공장(fab)은 잘 안 들어가신다”며 “그런데 윤 전 총장은 실제로 공장 안을 견학하면서 많은 질문을 했다. 반도체 분야를 미리 많이 공부하고 온 것 같았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교수들에게 “실리콘 웨이퍼와 기판은 무엇이 다른지” “포토레지스터에서 레지스터는 무슨 뜻인지” 등을 문의했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의 한 지인은 반도체공동연구소 방문에 대해 “윤 전 총장이 산업계가 국가와 국민 전반에 미치는 역할이 크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은 올 3월 퇴임 이후 101세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를 면담한 것을 시작해서 외교와 부동산, 경제, 외교안보, 노동, 복지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고 있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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