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사건/단독]“코로나로 영업정지 됐는데…” 문닫은 PC방서 컴퓨터·현금 털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31일 17시 11분


코멘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으로 영업을 할 수 없게 된 PC방에 도둑이 들어 컴퓨터와 현금이 도난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피해 PC방 업주는 “안 좋은 일이 연달아 생기니 이젠 지쳐서 눈물도 안 나온다”고 말했다.

경기 구리경찰서는 30일 오전 5시경 구리시 소재 PC방에서 컴퓨터 2대와 현금 등 약 500만 원 어치의 재산이 도난당했다고 31일 밝혔다. 해당 PC방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19일부터 서울과 수도권 소재 고위험시설 12종에 대해 집함금지 행정명령을 내림에 따라 12일째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다.

동아일보DB
동아일보DB
PC방 내·외부 폐쇄회로(CC)TV 영상과 피해 업주 증언을 종합하면 30일 오전 5시 경 모자와 마스크를 쓴 성인 남성 2명이 지하 1층에 위치한 PC방 유리문 하단을 부수고 침입한 뒤 약 30분간 매장 내에 머물며 각 200만원 상당의 컴퓨터 본체 2대와 카운터 금고 내 현금 23만원을 들고 도주했다. 구리경찰서 관계자는 “인근 CCTV 등을 확보해 용의자들의 동선을 파악했다. 혐의점이 충분히 나왔기 때문에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PC방을 운영하는 성기동 씨(35)는 파손된 유리문을 고치지 못해 PC방에서 하룻밤을 뜬 눈으로 지새웠다. 약 1년 전 모아둔 돈에 빚을 더해 PC방을 개업한 성 씨는 창업 6개월 만에 코로나19가 발생해 적지 않은 손실을 입었다. PC방이 코로나19 초기부터 위험한 곳으로 인식돼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긴 데다 최근 영업 정지까지 겹치며 적자를 메우기가 어려워졌다. 성 씨는 “유리문 수리비까지 약 500만원 정도 피해를 입었다. 영업을 못하는 채로 매달 1000만원 넘는 돈을 월세와 대출 이자로 내고 있는데 이런 일까지 겪으니 암담하다”며 울먹였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