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으로 들끓는 ‘인국공’ 논란…본질은 ‘일자리 양극화’

뉴스1 입력 2020-06-27 07:25수정 2020-06-27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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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을 비롯한 연대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5일 청와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 직접고용전환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들은 “공사가 지난 2월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2년 반에 걸쳐 합의한 정규직 전환합의를 무시하고 일방적인 정규직화(직고용) 추진을 발표했다“며 불공정한 전환과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2020.6.25 © News1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하청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 1902명을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청년들은 열심히 스펙을 만들고 시험을 봐서 정규직으로 입사하길 원하는 취업준비생에게 역차별로 돌아온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을 시도할 때마다 불거졌던 ‘공정성 논란’이 다시 발화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현실이 청년들의 박탈감을 부추겼다고 분석한다. 다만 공정성 논란이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대한 반대로 이어지면 이런 상황을 야기한 일자리 양극화를 더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비정규직 제로’를 외치며 지난해 말까지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19만30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정부가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청년들은 크게 반발했다. ‘정규직=양질의 일자리’인 사회에서 몇 안 되는 정규직 자리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년들과 비교해,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이들이 상대적으로 쉽게 양질의 일자리를 꿰찬다는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와 관련해서도 불씨가 커지자 정부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지난 25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청년들에게 오해가 퍼진 게 아닌가 싶다. 취업준비생들이 준비하던 정규직 일자리가 아니고, 기존 보안검색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연봉도 5000만원이 아니라 3300만원에서 3500만원 정도로 올라간다”고 말했다. 알려진 것과 달리 공채로 선발되는 정규직과 이번 전환대상자들의 처우와 직무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청년 일자리에는 아무 지장이 없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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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청와대의 해명은 먹히지 않았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부 교수는 “20대 일자리는 감소하는 와중에 비정규직 일자리를 정규직화 시킨다는 것은 기업이 새로운 (노동력을) 투입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구직자들한테는 기회를 닫는 것처럼 보여 아예 기회가 박탈당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반론을 폈다.

정규직 전환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공기업이 채용 문을 닫아버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청년들을 감싸고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강 교수는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공기업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몇 안 되는 조직이기 때문에 청년들의 박탈감이 크게 분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청년들의 박탈감이 비정규직과 정규직을 구별하는 쪽으로 흘러가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가 나온다.

김영민 청년유니온 사무국장은 “사람들이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사실 일자리 격차 때문인데, 그 격차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사회적으로 논의가 되지 않고 있다”며 “정규직에는 시험을 통해서만 들어가야 한다는 식으로 소거가 되니까 오히려 신분제 사회를 고착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규직 전환을 소위 ‘로또 취업’이라고 비꼬는 것은 공정성 논란을 야기한 일자리 격차를 더 강화한다는 분석이다.

노광표 노동사회연구소 소장도 “여성차별이란 문제를 해결하자고 하면 남성들의 불만이 높다며 공정성 논란이 나오지도 않았냐”며 “지금 취직이 어려우니까 비정규직, 여성이 아무런 노력없이 공을 가져가는 것처럼 생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양질의 일자리라는) 근본문제를 풀지 않으면 이런 논란이 계속 나올 수 있다”며 “정부가 해야 할 것은 젊은이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라고 조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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