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오지 마세요”…코로나로 전국 유채꽃밭 ‘연쇄 파쇄’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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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4월 12일 06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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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관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상춘객 발길이 끊이지 않자 트랙터를 동원해 가시리 녹산로 일대 유채꽃밭을 갈아엎고 있다 © News1
8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관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상춘객 발길이 끊이지 않자 트랙터를 동원해 가시리 녹산로 일대 유채꽃밭을 갈아엎고 있다 © News1
전국 각지의 유채꽃 명소들이 때이른 파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전국적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오는 19일까지 연장됐지만, 꽃나들이를 가려는 상춘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데 따른 조치다.

11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강원 삼척, 제주 서귀포, 강원 삼척, 경기 안성, 부산시 등은 개화기를 맞은 유채꽃 꽃밭의 파쇄를 결정하는 고강도 대응책을 내놨다.

강원 삼척시는 근덕면 상맹방리 옛 7번 국도변에 위치한 5.5㏊ 규모의 유채꽃밭을 지난 3일 모두 갈아 엎었다. 매년 ‘삼척 맹방 유채꽃 축제’가 열리던 곳으로, 동해와 벚꽃터널이 인접해 매년 30만명 이상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삼척시는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던 ‘제19회 맹방 유채꽃 축제’를 지난달 20일 취소하고 ‘드라이브 스루’로만 관람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유채꽃밭을 찾는 사람이 줄지 않고 차에서 내려 유채꽃밭에 진입하기까지 하자 결국 파쇄 결정을 내렸다.

제주 서귀포시 역시 지난 8일 가시리 녹산로 일대의 유채꽃밭을 모두 갈아 엎었다. 통상 파쇄 작업이 4월 말에서 5월 중순 무렵 이뤄진 것과 비교해 보면 예년보다 한 달 정도 이른 조치다.

이곳 역시 연간 16만명이 찾는 ‘제주유채꽃축제’가 열리는 꽃나들이의 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 마을회와 시는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방역 작업을 벌이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하에 예년보다 일찍 파쇄를 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지난달 13일 유채꽃 축제를 취소하고 28일 대저생태공원을 전면 폐쇄한 데 이어, 전날(10일) 공원 내 유채경관단지의 유채꽃을 모두 파쇄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봄은 다시 돌아오니 시민 여러분들께서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사회적 거리두기 적극 동참을 호소했다.

농협이 운영하는 안성팜랜드 또한 전날(10일) 축구장 면적의 9배가 넘는 초지에 조성된 유채꽃밭에 대해 대대적인 파쇄 작업을 진행했다.

이가운데 정부와 방역당국 역시 국민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강하게 호소하고 있다. 지난 9일과 10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각 39명, 27명으로 줄었으나, 이럴 때일수록 확산 방지를 위해 국민 모두가 고삐를 단단히 죄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전날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50명 이내로 발생했던 확진자 추이가 주말을 지나 다시 증가하는 일이 없도록 모두 함께 힘을 보태야 할 때”라며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과 꽃구경 명소, 선거 유세장, 부활절 종교행사에서 인파가 몰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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