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 갖춰야 낯선 글에 쉽게 대응… 매체 불문 지속적 읽기 습관이 관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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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보급과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규모의 정보가 매일같이 쏟아지고 있다. 오늘날처럼 정보가 무분별하게 범람하는 시대에는 중요 정보를 선별하고 이를 새롭고 복합적인 방식으로 가공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가장 기초적인 능력은 무엇일까? 바로 문해력(文解力·literacy)이다.

문해력, 읽기를 넘어선 삶의 필수 조건

문해력은 문자 그대로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뜻한다. 하지만 문해력이 인지 과정 및 능력에 끼치는 중요성과 영향력은 ‘읽는 능력’이라는 단순한 의미를 초월한다. 201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문해력의 영향력을 심층 분석한 보고서에서 문해력의 정의를 새롭게 확장해 제시했다. ‘문해력이란 문장을 이해·평가·사용함으로써 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목표를 달성하고, 자신의 지식과 잠재력을 발전시키는 능력을 말한다.’ 문해력은 모든 학습 행위의 근간을 이루는 능력이다. 나아가 문해력은 급변하는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필수 능력이다. 2015년 세계경제포럼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노동 시장이 변화함에 따라 모든 개인은 기초 문해력을 갖춰야 한다”고 발표했다. 기초 문해력이 요구되는 영역은 수리, 과학, 정보통신기술(ICT), 금융, 문화 및 시민 교양을 망라한다. 한국교육개발원의 ‘한국 성인 문해 실태 및 OECD 국제 비교 조사 연구’에 의하면 글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능력은 학력뿐 아니라 고용 상태, 월 소득과도 긴밀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학생들의 문해력, 최근 하락세 완연

우리나라 사람들은 문해력을 어느 정도로 갖추고 있을까? 전 세계 가입국의 만 15세 이상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OECD 평가(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8년까지 우리 학생들은 읽기 영역에서 세계 10위권 안쪽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의 읽기 소양 점수는 하락하고 있다. 특히 PISA 최상위권에 속하는 핀란드 학생보다 우리 학생의 학습 시간이 2배 이상 많지만 읽기 소양 평균 점수는 6점 낮게 나타났다. 핀란드 학생들은 우리 학생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책을 읽으며 정규 교육 과정을 소화한다. 모든 교과목에서 교과서가 아닌 단행본 서적을 읽으며 공부한다. 반면 한국은 교과서 위주로 수업이 이루어진다. 교과서는 정규 교과 과정에서 소화해야 할 지식을 모두 전달하려다 보니 일률적 구조로 정보를 집약해 전달한다.

교과서만으로는 개념을 어떻게 해석하고, 다른 개념과 어떻게 통합할 수 있는지를 자연스럽게 익히기 어렵다. 다양한 개념의 의미와 맥락을 글 속에서 깊이 있게 이해하는 능력을 키우지 못하면 새로운 글을 읽을 때마다 난관에 부딪친다. 수능 국어 지문 난이도가 매해 이슈로 떠오르는 것도 학생들의 문해력 하락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 성인 문해력, 최하위권으로 급격히 하락

16세에서 65세 사이 한국인들의 평균 문해력은 OECD가 조사한 국가들 가운데 상위 11위에 해당한다. 언뜻 보기에는 괜찮은 수준인 것 같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25세를 기점으로 문해력 지수가 급격히 하락해, 35∼44세에는 평균 아래, 45세 이후에는 하위권, 55∼65세에는 최하위권으로 떨어진다.

가장 큰 원인은 성인 독서량과 뇌의 가소성 사이의 관계와 관련이 깊다. 독서는 뇌를 발달시키는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활동이다. 그런데 사람의 뇌는 꾸준한 훈련 없이 책을 읽을 수 없는 형태 및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독서량이 중학교 입학 이후 급격히 줄어든다는 점이다. 인생 내내 읽기 활동을 멈추지 말아야만 문해력을 유지하고 향상할 수 있다.

디지털 리딩 콘텐츠로도 고급 문해력 키울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은 디지털 기기가 늘어났기 때문에 문해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 통념과 반대되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디지털 기기로 다양한 사회적 맥락 속에서 읽기를 경험하면 문해력 향상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2018년부터 PISA는 학업성취도 평가 방식을 지면 테스트에서 컴퓨터 테스트로 바꾸었다. 또 디지털 시대의 매체 환경 변화를 반영한 새로운 문항들을 개발했다. PISA는 이러한 변화 이유에 대해 텍스트 정보 매체가 종이에서 스마트폰으로 바뀌면서 학생들이 새로운 인지 능력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감문해력연구소가 개발한 온라인 지식백과 ‘지독’은 고급 문해력을 키우려는 독자에 맞춤한 디지털 콘텐츠다. 기존 백과가 정보 전달에 치중한다면, ‘지독’은 제목에서 던지는 질문에 내러티브를 갖추어 답하는 형식으로 최신 지식 습득과 문해력 향상의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 각 콘텐츠는 편당 10분 내외로 완독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지독’ 콘텐츠는 인문·사회·과학·기술·예술 5개 학문 분야의 국내 최정상급 학자들이 집필에 참여해 신뢰도 높은 지식을 선사한다. 일정한 주기로 발행되는 지독 콘텐츠는 PC와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접근할 수 있어 디지털 환경에서 꾸준한 읽기 습관을 형성할 수 있는 최적의 콘텐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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