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 상담 청소년 1년 새 3배 늘어…전문 상담 시급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29일 10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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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자해 관련 상담 2만7976건…2017년 8352건 대비 급증
극단적 선택과 달리 스트레스 호소용…원인 파악과 상담 필요

청소년이 스스로 신체에 상처를 입히는 자해가 1년 사이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해는 목숨을 끊으려는 극단적 선택과 달리 스트레스를 표출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여서 전문적인 상담과 개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 29일 이 같은 내용의 전국 230개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실적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2018년 총 상담건수는 17만2998건이며 이중 2만7976건이 자해 관련 상담이었다.

자해 관련 상담은 2015년 4000건, 2016년 5673건, 2017년 8352건 등 해마다 늘고 있다.

자해유형으로는 ‘자신을 깨물었다’는 응답이 48.4%로 가장 많았다. ▲자신의 머리카락을 뽑았다 35.5% ▲고의로 자신을 때렸다 28.4% ▲상처가 날 정도로 피부를 긁었다 24.5% 순이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국내 청소년들의 자해경험은 심각한 수준이다. 중국 청소년 중 자해 경험 비율은 17%, 미국 14%, 대만 11.3%, 영국 10%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22.8%로 비교적 높았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에 따르면 자해는 극단적 선택을 위한 시도보다는 스트레스 표출을 위한 방법으로 사용된다.

자해 상담 인터뷰에 참여한 16세 A양은 또래관계에서 거절이나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면 친구들이 자신을 싫어할 것 같아 되도록 친구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맞춰줬는데 최근 친구와 갈등을 겪고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자신이 미워 자해를 시도했다.

17세 B군은 시험기간 학업에 대한 부담을 감당하기 힘들어 자해를 시도했다. B군은 스스로 올바른 문제해결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부모님이나 가까운 주변사람들이 자해 흔적을 보고 자신의 힘든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자해를 시도했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관계자는 “청소년들은 평소 부모나 친구에게 스트레스를 표현하지 못하고 참다가 더 이상 억제하기 어려울 때 자해를 한다”며 “내 힘듦을 누군가 알아봐줄 것을 호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자해청소년에 대한 오해로 ▲정말로 죽고 싶어서 자해를 시도한다 ▲자해 문제를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것은 자해 행동을 부추기는 것이다 ▲극소수의 병약한 사람만 자해를 한다 ▲부모로부터 관심을 끌기 위해 자해를 시도한다 ▲심리적 문제가 있는 청소년만 자해를 한다 등을 꼽았다.

특히 부모나 교사, 상담자가 자해 청소년을 지도할 때 자해행동에만 초점을 두고 행동을 멈추려는 시도를 하지만, 자해의 원인 분석과 스트레스 대처방법을 알려주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 주장한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 자해 상담개입 매뉴얼을 개발해 17개 시도 권역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 전국 400여개 청소년관련지원센터에서 자해 상담개입 전문가 1000명을 양성할 예정이다.

이기순 이사장은 “스트레스 상황에 놓인 청소년들이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할 수 있는 대처방안을 모르는 상태에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자해관련 매체를 쉽게 접하고 모방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해맞춤형 상담·복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자해로 고통받는 청소년들이 줄어들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자해문제와 관련해 상담을 원하는 청소년은 지역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방문하거나 청소년전화1388로 문의하면 안내 받을 수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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