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 스트라이크’로 툭하면 회항·지연…지난해 2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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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26일 0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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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증가 추세…공항마다 24시간 조류퇴치 진행
시속 370km 항공기와 900g의 새 충돌할 때 충격 4.8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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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김포공항에서 제주로 가던 대한항공 KE1203편 항공기 엔진에 새가 빨려들어가는 버드스크라이크(bird strike·조류충돌)로 항공기가 긴급 회항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회항 당시 기체에 이상진동이 있었고 엔진쪽에서 불꽃도 터져 나왔다. 조종사는 기내진동을 감지하고 이륙 3분만에 관제탑에 비상전화를 걸고 회항을 통보했다.

이 비행기 안에는 승객 189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착륙한 항공기 주변에는 소방차도 여러 대 대기했다. 다행히 화재는 없었지만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지난 22일에는 승객 224명을 태우고 태국 치앙마이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할 예정이던 대한항공 KE668편 항공기가 이륙 전 점검 과정에서 버드스트라이크 흔적이 발견되어 15시간 이상 출발이 지연됐다. 대한항공측은 엔진에서 조류충돌 흔적이 발견됨에 따라 정비시간을 고려, 대체 항공기 투입을 결정했다.

최근 국내 항공사의 여객기들이 잇따른 버드스트라이크로 이륙이 지연되거나 비행 도중 회항하는 사고가 발생, 승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버드스트라이크는 항공기가 이착륙하거나 순항하는 도중 조류가 엔진이나 동체에 부딪히는 현상이다. 가령 시속 370km로 운항중인 항공기에 900g의 새 한마리가 충돌할 경우 항공기가 받은 충격은 4.8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뉴욕주 동부를 흐르는 허드슨강 불시착이라는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도 사고의 원인은 버드스트라이크였다.

25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내 버드스크라이크는 증가 추세다. 2015년 9건이던 버드스트라이크는 2016년 11건, 2017년 9건에서 2018년 20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유달리 버드스크라이크 사고가 많았던 이유는 이상고온에 따른 곤충류 증가와 곤충류를 먹이로 하는 제비 등의 공항 유입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공항측은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인천국제공항 뿐만 아니라 다른 공항에도서 지난해 버드스크라이크가 전년보다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가장 위험한 경우는 새가 엔진 속으로 빨려 들어갈 때이다. 이 경우 엔진 내부를 망가뜨리거나 심하면 엔진을 태울 수 있다. 지난 11일 대한항공 KE1203편 회항 당시 엔진쪽에서 튀어나온 불꽃이 목격되기도 했다. 새가 엔진쪽으로 빨려들어갈 경우 개당 3000만원이 넘는 회전날개가 손상되어 수억원의 수리비용도 발생한다.

당연히 공항측은 버드스트라이크를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 인천공항에는 항공기와 조류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30명의 조류퇴치 전담인력이 투입되어 24시간 활동을 하고 있다.또 지난해 연말부터 효율적인 조류퇴치를 위해 항공기 이착륙구역인 활주로 배수로에 그물망 추가 설치공사를 시행중이다. 아울러 첨단드론을 도입해 공항 주변을 날아다니는 새떼가 발견될 경우 엽총 소리를 내거나 새들이 무서워 하는 맹금류의 울음소리를 내서 쫓아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측은 지난해 6월부터 올 8월까지 조류통제고도화연구용역을 시행중이다. 이 연구를 통해 인천공항으로 유입되는 조류의 생태특성을 고려한 효과적인 조류통제방안을 보강할 예정이다. 유정칠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는 “버드스트라이크를 방지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조류를 퇴치할 수 있는 인력을 늘리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드론을 활용한 조류퇴치 방안에 대해 “처음에는 새들에게 위협을 줘 효과적일 수 있지만 나중에는 드론과 새들이 같이 날아다니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인천공항=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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