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세 운전 사고, 30세 피해자 사망…75세 이상 운전자 교통사고 급증

  • 동아닷컴
  • 입력 2019년 2월 13일 11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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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교통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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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세의 고령 운전자가 운전을 하다가 사망사고를 냈다. 반복되는 고령 운전 사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3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20분경 A 씨(96)가 몰던 차량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호텔 주차장 앞에서 후진하던 중에 행인 B 씨(30)를 치었다. 병원으로 옮겨진 B 씨는 끝내 눈을 감았다. 불과 하루 전인 11일에는 70대 할머니가 운전하는 차량이 가로수를 들이받아 차량에 탑승해 있던 5명이 사망하거나 다쳤다.

도로교통공단이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만 75세 이상 연령대의 교통사고 발생은 최근 5년간(2012년~2017년)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올 1월 1일부터 만 75세 이상 운전자의 면허증 갱신주기가 5년에서 3년으로 단축됐다.

도로교통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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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운전면허를 반납한 고령운전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는 지난달 “2017년 기준 전국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3.3% 감소했지만,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31.7% 넘게 증가했다”면서 “양천구는 서울시 최초로 관내 거주하는 고령운전자가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면 선불교통카드 10만원(1회)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방송인 양택조(80)도 자신의 사례를 소개하며 고령자 운전의 위험성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 24일 방송한 KBS1 ‘아침마당’에서 “최근 갑자기 심근경색이 왔다. 운전 중에 왔다면 큰 일 날 뻔 했다. 집에서 와 다행이었다. 그 고통이 대단했다.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현재 운전을 안 한다고 밝힌 양택조는 “아침에 택시를 탔는데 얼마나 편한지 모른다. 나는 아직 (운전면허증을) 반납하진 않았지만 반납할 예정”이라며 “제대로 볼 능력이 없으면 운전하지 마라”고 조언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고령 운전자들은 ▲운전 중 내부 소음 제거 ▲운전 경로 미리 확인 ▲아간 및 장거리 운전 자제 ▲철저한 시야 확보 ▲실버마크 부착 등 5가지 운전습관을 들이면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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