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 전통茶 이어 재첩잡이도 ‘세계농업유산’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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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 국가중요어업유산 7호로 등재
“내년 하반기 FAO에 신청서 제출”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하류에서 주민들이 거랭이 등을 이용해 재첩을 채취하고 있다. 하동군 제공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하류에서 주민들이 거랭이 등을 이용해 재첩을 채취하고 있다. 하동군 제공
‘대한민국 알프스’를 표방하는 경남 하동군의 농어업 분야에 경사가 겹쳤다. 올해 4월 화개지역 하동 전통차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로부터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으로 선정된 데 이어 이번엔 섬진강 재첩잡이가 국가중요어업유산(KIFHS)으로 지정됐다. 하동군은 내친김에 섬진강 재첩잡이의 GIAHS 등재도 추진한다. 국내에서는 중요 농어업 유산이 나뉘어 있지만 FAO는 이들을 GIAHS로 함께 다루고 있다.

하동군은 5일 “해양수산부가 최근 ‘하동·광양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을 국가중요어업유산 제7호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하동군과 전남 광양시가 7월 공동으로 신청해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지역 개발촉진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심사를 모두 거쳤다. 어업유산 지정서는 6일 오후 3시 반부터 전북 군산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13회 어촌전진대회에서 해수부 관계자가 두 지방자치단체에 전달한다.

정종욱 하동군 내수면개발담당은 “재첩잡이가 KIFHS에 등재됨에 따라 고유 브랜드 가치 향상과 함께 어업인 소득 증대, 관광객 증가 등 지역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KIFHS에는 제주 해녀어업(2015년), 보성 뺄배어업(2015년), 남해 죽방렴어업(2015년), 신안 천일염업(2016년), 완도 지주식 김 양식어업(2017년)이 지정돼 있다. 이번에 전남 무안·신안 갯벌낙지 맨손어업이 제6호로 추가됐고 하동·광양 재첩잡이는 7호에 이름을 올렸다.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은 ‘거랭이’로 불리는 도구를 이용해 강바닥 모래에 서식하는 재첩을 긁어 올려 채취하는 방식이다. 옛날에는 맨손으로 모래 속의 재첩을 잡아 함지박에 담았으나 1950년대부터 대나무로 만든 거랭이가 등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힘을 덜 들이고 다량으로 물속 재첩을 잡아 올리기 위한 도구다. 막대기 끝에 모래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일정한 간격의 긁개를 달아서 사용한다. 목재 철재를 거쳐 요즘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알루미늄 재질로 만든다. 현재 섬진강 재첩은 재첩이 잘 서식하는 기수역(汽水域·민물과 짠물이 만나는 지역)의 140ha에서 잡고 있다.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하동군과 광양시는 재첩 자원 관리와 전통 어업 유산을 관리하기 위해 협조하고 있다.

재첩은 1908년 발행된 ‘한국 수산지’의 유용 수산물에도 포함돼 있을 정도로 오래전부터 우리의 식재료로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윤상기 하동군수는 “섬진강 재첩잡이의 GIAHS 등재를 성사시키겠다. 용역을 거치고 세밀하게 준비해 내년 하반기에는 신청서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섬진강#재첩잡이#손틀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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