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케이크 식중독’ 1592명 의심증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부산 등 6개 지역 28개 학교서 신고
풀무원 계열사가 납품한 제품, 152곳 공급… 환자 늘어날 가능성
식약처, 해당제품 유통 잠정 금지

케이크를 급식으로 먹은 전국 28개 학교의 학생 1500여 명이 집단 식중독에 걸렸다. 문제의 케이크를 급식한 학교가 전국 150여 곳에 달해 앞으로 환자가 더 늘어갈 가능성이 높다.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부산 7개 학교 669명 △경남 7개 학교 304명 △전북 6개 학교 293명 △대구 4개 학교 171명 △경북 3개 학교 124명 △경기 1개 학교 31명 등 총 28개 학교에서 학생 1592명이 급식으로 나온 초코케이크를 먹고 식중독 증세를 일으켰다.

문제의 케이크는 식품제조가공업체인 ‘더블유원에프엔비’가 만든 ‘우리밀 초코블라썸케익’(사진)이다. 영하 18도 이하에서 유통해야 하는 냉동 제품으로, 해동 후 가열하지 않고 섭취하는 식품이다. 이 케이크는 풀무원 계열 식자재 납품업체인 ‘풀무원푸드머스’가 각 학교로 유통했다.

지금까지 식약처가 확인한 유통 규모는 지난달부터 이달 5일까지 총 6211박스(5589kg)로, 납품받은 학교는 모두 152곳에 달한다. 이미 식중독 환자가 나온 28개 학교를 제외하고도 같은 케이크를 급식한 학교가 124곳에 이르는 만큼 식약처는 앞으로 환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식중독을 일으킨 원인균은 ‘살모넬라균’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식약처는 전국 모든 학교에 제품 정보를 알려 급식 메뉴에 포함하지 않도록 조치했다. 해당 제품의 유통도 잠정 금지했다. 최종 병원체가 확인되면 전량 회수해 폐기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식중독 의심 환자가 발생한 점으로 미뤄 유통이나 보관 단계의 문제이기보다 제품 자체에 식중독 균이 포함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문제의 케이크를 만든 업체가 식약처로부터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 인증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식품 안전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해썹은 식품 원재료를 생산하는 단계부터 소비자가 섭취하기 전까지 전 과정에서 인체 위해요소를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해썹 인증은 곧 정부가 식품 안전성을 담보한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해썹 인증 업체의 케이크에서 식중독 균이 나온 것이다.

해썹 품질 관리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2017년 해썹 인증업체 중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업체가 717곳에 이른다. 지난해 ‘살충제 잔류 계란’ 파동 때도 살충제를 사용한 산란계 농장의 59%가 해썹 인증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식약처 측은 “해썹 인증을 받은 해당 업체에서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종 zozo@donga.com / 창원=강정훈 기자
#급식 케이크 식중독#1592명 의심증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