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란수도 부산’ 세계유산 잠정목록 조건부 등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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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난민 생활유산’ 등 9점, 2021년 유네스코 등재목록에 포함
피란수도 재조명해 부산 위상 높여

6·25전쟁 당시 대통령관저로 쓰인 부산 임시수도 대통령관저 건물. 동아일보DB
6·25전쟁 당시 대통령관저로 쓰인 부산 임시수도 대통령관저 건물. 동아일보DB
국내 근대유산으로는 처음으로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이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조건부로 등재됐다. 잠정목록은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유네스코에 제출하는 국내 후보 명단을 말한다. 등재 자산은 6·25전쟁 1023일 동안 피란수도 부산의 공공 협력과 국제 협력을 보여주는 유산 9점이다.

부산시는 최근 문화재청 심의를 거쳐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이 대한민국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조건부로 등재됐다고 8일 밝혔다.

시는 상반기에 조건부 등재자산인 ‘피난민 생활유산’을 포함해 9점을 잠정목록에 최종 등재한 뒤 2021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 등재목록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이런 절차와 과정을 거치면 2025년경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네스코에 등재된 대한민국 세계유산은 자연유산 1개를 제외하고는 11개 모두가 조선시대 것이다. 잠정목록으로 등재된 것도 자연유산 4개를 제외하고 12개 모두가 조선시대 유산이다.

시는 2015년 광복 70주년, 6·25전쟁 65주년을 맞아 피란수도 부산의 위상을 재조명하고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해 부산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자는 뜻에서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했다.

부산발전연구원과 기초조사를 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스웨덴 참전용사의 눈으로 본 ‘서전병원’ 사진전을 비롯해 시민아카데미사업을 벌였다. 시 피란유산등재팀을 중심으로 역사 건축 분야 전문가가 참여한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신청서를 준비했다. 유엔 참전국인 호주, 캐나다, 영국을 포함해 11개국으로 구성된 유엔기념공원관리위원회를 여러 차례 찾아 유엔기념공원을 등재자산에 포함시켜 줄 것을 부탁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세계유산 등재 조건을 충족하는 임시수도대통령관저를 포함해 공공 및 국제협력의 상징인 유엔기념공원 등 8점을 선정해 조건부 잠정목록 등재 결정을 이끌어냈다.

잠정목록 등재 자산은 서구 부민동 임시수도대통령관저(경무대)를 비롯해 부산임시수도정부청사(임시중앙청), 중구 대청동 부산지방기상청(국립중앙관상대)과 근대역사관(미국대사관), 중앙동 부산항제1부두, 부산진구 범전동 부산시민공원(미 하얄리아부대), 남구 대연동 부경대 캠퍼스 안 워커하우스(유엔지상군사령부), 유엔기념공원(유엔묘지) 등이다.

시는 문화재청이 피란민 생활상을 보여주는 유산 1점과 종합보존관리계획을 추가하라는 조건을 붙임에 따라 남구 우암동 ‘소막마을’을 잠정목록에 곧 추가할 계획이다.

김형찬 부산시 창조도시국장은 “국내 근대유산 중 처음으로 세계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는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국제 평화의 상징인 유엔기념공원이 잠정목록 등재에 포함됨으로써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피란수도 부산#피난민 생활유산#세계유산 잠정목록 조건부 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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