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이랑의 진로탐험]디지털 세상 속 범죄 해결사 ‘디지털포렌식수사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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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디지털 포렌식 수사관들이 해커의 공격을 받은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분석하고 있다. 동아일보DB
경찰청 디지털 포렌식 수사관들이 해커의 공격을 받은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분석하고 있다. 동아일보DB
 “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20세기 초 프랑스의 범죄학자 에드몽 로카르는 범죄 현장에 남겨진 증거야말로 사건 해결의 결정적 실마리가 된다며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범죄 현장의 지문이나 머리카락, 혈흔 등은 범인을 쫓는 단서가 되고 미궁에 빠질 위험에 있는 사건들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는 범죄 현장뿐 아니라 디지털 세상 속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PC에서 접속한 인터넷주소(IP주소) 기록이나 각종 문서와 데이터 등은 용의자의 범죄를 입증할 중요한 과학적 증거입니다. 실제 한 범죄자는 범행 후 휴대전화를 버리고 여러 차례 교통수단을 바꿔가며 도주했지만, 전국의 폐쇄회로(CC)TV 영상자료와 교통시스템 통신자료 등을 분석한 경찰의 추적에 체포됐습니다. 이때 단서가 된 것은 지문이나 혈흔 같은 물리적 증거가 아니라 영상이나 통신기록 같은 디지털 흔적들이었죠.

 뉴스에서 범죄 용의자의 근거지를 압수수색해 PC의 하드웨어나 휴대전화를 확보하는 모습을 종종 본 적이 있을 텐데요. 이 역시 디지털 증거를 찾기 위한 하나의 방편입니다.  이런 수사 기법을 ‘디지털 포렌식’이라고 합니다. ‘포렌식(forensic)’은 범죄 수사를 뜻하고, 디지털 포렌식은 디지털 매체에 대한 과학적인 수사 기법을 말합니다. 이런 디지털 포렌식 기법을 활용해 디지털 자료를 분석하는 사람들을 ‘디지털 포렌식 수사관’이라고 부릅니다.

 국내에서 디지털 포렌식 수사관은 주로 검찰청, 경찰청 같은 국가 수사기관에서 활동합니다. 2008년 대검찰청에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가 설치됐고 이후 범죄 수사에 디지털 포렌식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대기업의 법무팀에서 일하기도 하고, 회계법인이나 대형 로펌에서 일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디지털 포렌식은 법학과 인문학, 컴퓨터공학 등의 융합으로 탄생한 분야로 실제 수사관의 데이터 검색, 복구, 분석 기술은 최고 수준을 자랑합니다. 컴퓨터 시스템, 하드웨어, 운영체제, 정보보안 등 정보기술(IT) 전반에 대한 지식과 법률(특히 형법과 형사소송법) 이해도도 상당하죠. IT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이라면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가 되어 범죄 문제 해결에 열정을 쏟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랑 한국고용정보원 전임연구원
#디지털포렌식수사관#디지털 범죄#에드몽 로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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