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1000년의 역사-문화 한눈에… ‘신라사 대계’ 나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신라사 대계-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 편찬 발간식이 8일 경북 경주시 보문단지 화백컨벤션센터(하이코)에서 열렸다. 편찬 및 편집위원회 관계자들이 불국사 석가탑 모형을 배경으로 발간을 축하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신라사 대계-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 편찬 발간식이 8일 경북 경주시 보문단지 화백컨벤션센터(하이코)에서 열렸다. 편찬 및 편집위원회 관계자들이 불국사 석가탑 모형을 배경으로 발간을 축하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요즘 학자들은 중국의 역사는 통달할 정도로 자세히 알면서도 우리나라 역사는 제대로 모르니 가슴 아픈 일이다.”

 고려시대 김부식(1075∼1151)은 ‘삼국사기’를 편찬하면서 인종 임금의 말씀을 이렇게 밝혔다. 신라 고구려 백제 3국을 다룬 삼국사기에 이어 일연 스님(1206∼1289)의 ‘삼국유사’는 고대사의 쌍벽이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는 신라 중심의 역사서이지만 신라의 역사와 문화를 종합적으로 다루지는 못했다. 

 
경북도와 경북문화재연구원이 5년에 걸쳐 편찬한 ‘신라사 대계(大系)-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사진)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를 넘어 신라 역사를 집대성했다. 경북도는 8일 신라의 고토(古土) 서라벌 경주에서 신라사 대계 발간식을 열었다.

 신라사 대계는 2011년 ‘신라사, 어떻게 쓸 것인가’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고 편찬 대장정을 시작했다. 고대사 및 신라사를 연구하는 전문가 136명이 집필진으로 참여했다. 연구총서 22권과 자료집 8권, 요약집(4개 국어) 8권 등 38권으로 구성됐다. 1만2000여 쪽의 방대한 분량이다. 자료 사진 5400여 장을 담았다. 전국의 박물관과 대학 등 150개 기관과 개인 소장 자료도 활용했다. 이기동 편찬위원장(한국학중앙연구원장·동국대 사학과 명예교수)은 “삼국의 역사에서 신라의 비중이 가장 큰데도 지금에서야 신라사가 나온 것은 매우 늦었지만 신라를 체계적으로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획기적인 역사서”라고 평가했다.

 
신라사 대계는 고대사를 발전적으로 계승하려는 의식에서 출발했다. 김부식은 경북 경주, 일연 스님은 경북 경산에서 태어났다는 점도 신라사에 대한 책임의식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신라사는 지금까지 단편적인 연구 성과는 적지 않았지만 체계를 세워 전체적으로 다룬 연구물은 없었다. 기존 연구가 정치 분야를 중심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신라사 대계는 생활 문화 등 신라 1000년의 모든 분야를 망라했다. 주보돈 편찬 및 편집위원(경북대 사학과 교수)은 “빠진 부분 없이 가장 폭넓게 신라의 역사와 문화를 다뤄 신라사 연구의 새로운 출발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라사 대계를 맞는 반가움과 기대는 크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부산대 석좌교수)은 “이런 신라사는 격조 있고 수준 높아 반갑다”며 “우리 역사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고 미래에 대응하는 역사의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삼국유사 및 삼국사기와 나란히 신라사를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됐다”며 “신라 천년이 거대한 역사책에 담겨 나온 현실이 놀랍다”고 말했다. 이문열 작가는 “오랫동안 신라에 대한 관심이 많았지만 이런 책이 없어 아쉬웠다”며 “구상 중인 신라 관련 책을 집필하는 데 소중한 자료로 삼겠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신라사 대계 1000질을 전국의 도서관과 대학, 역사학회 등에 배포할 계획이다. 서원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신라 문화를 소재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백제사와 공동 연구, 실크로드 국가들과 문화 교류를 하겠다”며 “누구나 편리하게 공유하도록 전자책으로도 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주=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신라사 대계 집필진 (가나다순)

강석근(동국대) 강영경(숙명여대) 강은해(계명대) 강종훈(대구가톨릭대) 강희정(서강대) 고경석(충무공리더십센터) 곽동석(동양대) 권덕영(부산외국어대) 권영오(부산대저중) 권인한(성균관대) 김갑동(대전대) 김기흥(건국대) 김동숙(성림문화재연구원) 김복순(동국대) 고 김상현(전 동국대) 김성우(연세대) 김성혜(전 신라문화유산연구원) 김수민(울산대) 김수태(충남대) 김시덕(대한민국역사박물관) 김영관(충북대) 김영미(이화여대) 김영심(한양대) 김영욱(서울시립대) 김용성(한빛문화재연구원) 김은숙(한국교원대) 김일권(한국학중앙연구원) 김재경(전 경일대) 김재홍(국민대) 김정숙(영남대) 김정희(원광대) 김종원(계명대) 김주성(전주교육대) 김창겸(한국학중앙연구원) 김창석(강원대) 김창억(세종문화재연구원) 김태식(홍익대) 김현숙(동북아역사재단) 김혜완(아주대) 나희라(경남과학기술대) 남권희(경북대) 남동신(서울대) 남무희(국민대) 노중국(계명대) 문창로(국민대) 박경식(단국대) 박광연(동국대) 박광열(성림문화재연구원) 박남수(국사편찬위원회) 박미선(대림대) 박방룡(전 부산박물관) 박선희(상명대) 박성현(계명대) 박진호(서울대) 박찬흥(국회도서관) 배병선(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배재호(용인대) 서성호(국립중앙박물관) 서영교(중원대) 서영대(인하대) 서의식(서울대) 선석열(부산대) 성동환(대구한의대) 소재구(국립문화재연구소) 송화섭(전주대) 신종원(한국학중앙연구원) 신호철(충북대) 안병찬(전 경주대) 양기석(충북대) 양정석(수원대) 엄기표(단국대) 여기현(광운대) 여호규(한국외국어대) 우병철(영남문화재연구원) 윤상덕(국립중앙박물관) 윤선태(동국대) 윤재운(대구대) 이강근(서울시립대) 이강래(전남대) 이강옥(영남대) 이경섭(동국대) 이기동(동국대) 이문기(경북대) 이상훈(경북대) 이수훈(부산대) 이영호(경북대) 이우태(서울시립대) 이임수(동국대) 이장희(경북대) 이재환(서울대) 이정숙(부경대) 이주형(서울대) 이창식(세명대) 이청규(영남대) 이한상(대전대) 이현숙(연세대) 이현정(울산박물관) 이현혜(한림대) 이희준(경북대) 임기환(서울교육대) 임남수(영남대) 임영애(경주대) 임재해(안동대) 장인성(충남대) 장일규(한국학중앙연구원) 장창은(제주대) 전기웅(부산대) 전덕재(단국대) 전미희(국사편찬위원회) 정병삼(숙명여대) 정운용(고려대) 정현숙(열화당책박물관) 조경철(연세대) 조범환(서강대) 조법종(우석대) 조이옥(전 영산대) 조인성(경희대) 조효식(국립중앙박물관) 주경미(서강대) 주보돈(경북대) 진상철(한국전통문화대) 채미하(경희대) 채웅석(가톨릭대) 최연식(동국대) 최영성(한국전통문화대) 최응천(동국대) 하일식(연세대) 한규철(경성대) 한기문(경북대) 한준수(국민대) 홍기승(국사편찬위원회) 홍선표(이화여대) 홍승우(단국대) 황상일(경북대) 황위주(경북대)
#신라#문화#역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