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서술형 평가, 토론식 수업…“인문경시대회로 대비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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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올림피아드 수상자에게 듣는 인문경시대회 활용법

지난해 전국 독서올림피아드에서 대상을 받은 강원 춘천시 장학초 5학년 진임비 양(왼쪽)과 울산 명덕여중 3학년 김지원 양. 두 학생은 "독서올림피아드를 통해 사고력을 길러 학교에서 진행되는 평가에 임하는 데도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국 독서올림피아드에서 대상을 받은 강원 춘천시 장학초 5학년 진임비 양(왼쪽)과 울산 명덕여중 3학년 김지원 양. 두 학생은 "독서올림피아드를 통해 사고력을 길러 학교에서 진행되는 평가에 임하는 데도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교육과정은 암기, 문제풀이 등 학습의 ‘양’보다는 사고력, 창의력, 논리력 등 ‘질’을 중시하는 형태로 변하고 있다. 교육부는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 일부 개정안을 최근 발표하면서 초중학교에서 결과 중심의 지필평가 비중을 줄이고 과정 중심의 수행평가를 늘리는 방안을 포함했다. 시험에서 정답을 맞히는 것보다 학습과정에서 학생이 얼마나 주도적으로 생각하고 창의력을 발휘해 문제를 해결하는지를 살펴보겠다는 것.

이런 변화로 인해 ‘인문경시대회’가 최근 주목받는다. 인문경시대회에 참가하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은 뒤 글을 써보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게 되므로 창의력, 논리력, 사고력을 자연스럽게 기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사)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가 초중생의 영역별 독서능력과 통합적 사고력을 평가하기 위해 매년 실시하는 ‘독서올림피아드’는 국내 대표적인 인문경시대회. 지난해 열린 독서올림피아드에 참가해 초등 4학년, 중학생 부문 대상을 각각 수상한 강원 춘천시 장학초 5학년 진임비 양과 울산 명덕여중 3학년 김지원 양에게 대회 참가 이후 학업에서 어떤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를 들었다.

읽은 책도 다시 읽어보며 사고력 높인다


진임비 양은 독서올림피아드 참가 이후로 읽었던 책도 한 번 더 읽어보는 습관이 생겼다. 독서올림피아드에 참가한 학생은 △문학 △사회 △과학 △역사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필독서를 읽으며 대회를 준비한 뒤 대회당일 필독서 내용을 기반으로 출제된 객관식과 서술형 문제를 풀어야 한다. 진 양은 이런 대회를 준비하면서 필독서 한 권 당 4번씩을 읽어보는 남다른 경험을 해본 것.

“같은 책을 처음 읽을 때와 두 번째 읽을 때의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문학책을 읽는다면 처음에는 그저 내용에 푹 빠져서 이야기를 즐기며 읽지요. 하지만 두 번째로 읽을 땐 주인공이 왜 특정한 말이나 행동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내가 주인공이었으면 어떻게 말하고 행동했을 지를 생각하면서 읽게 되더라고요. 독서감상문을 쓰면 줄거리보다는 내 느낌이나 감정이 더 많이 담겨요.”(진 양)

초등학교 단원평가에서 자주 출제되는 서술형 문제를 많은 학생이 어려워 하지만 진 양은 오히려 객관식보다 자신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쓸 수 있는 서술형 문제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고.

“최근 국어 단원평가에서 ‘시를 읽고 자신의 생각을 써보시오’라는 서술형 문제가 나왔어요. ‘모서리’라는 제목의 시였는데 주인공이 책상 모서리에 자주 부딪힌다는 내용었지요. 그 문제에 대한 답으로 ‘시를 읽고 내 말이나 행동이 책상 모서리처럼 날카로운 것이 되어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진 않았는지 생각하게 됐다’고 썼답니다.”(진 양)

비문학 책 읽는 나만의 방법 만든다


김지원 양은 독서올림피아드에 참가하기 전만 해도 빠른 속도로 책을 읽는 학생이었다. 책 읽기에 푹 빠지면 200쪽이 넘는 책을 2시간 만에 읽는 경우도 많았지만 자신이 흥미로워하는 공상과학, 추리소설을 주로 읽을 만큼 ‘독서 편식’도 심한 편이었다. 김 양은 독서올림피아드 참가를 계기로 예술, 사회, 인문과 관련된 비문학 책들도 흥미롭게 읽게 됐다.

“독서올림피아드 필독서에 ‘음악가들의 초대’라는 책이 있었어요. 예술분야 책을 읽어본 건 처음이었는데 바흐, 헨델, 하이든 등 유명 음악가들이 어떤 시대에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소상히 알 수 있었죠. 책에는 전혀 모르는 단어들도 등장했지만 책의 내용을 나만의 지식으로 만들고 싶어 중요한 부분에 밑줄을 그어가며 읽고 또 읽었어요.”(김 양)

비문학 책도 문학처럼 읽으려 하면서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예전과 달리, 비문학 책을 읽는 자신만의 방법을 습득해 흥미를 붙이게 된 김 양. 그 뒤로 비문학 책을 읽을 땐 늘 중요한 부분에 줄을 긋고 읽는 습관이 생겼다. 최근에는 의학 관련 용어들이 많이 등장하는 서적도 거뜬히 읽어낼 정도. 이런 독서습관은 학교 토론 수업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학교 도덕시간에 ‘선의의 거짓말은 용납되는가’라는 주제로 토론을 한 적이 있어요. 상대방의 주장을 듣고 그것에 대한 반론을 빠르게 준비해야하는데, 열띤 토론 중 상대방 주장의 핵심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비문학 책을 읽으며 중요한 내용에 줄을 긋는 연습을 하다보니 토론에서도 상대 주장의 핵심을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김 양)
 
▼‘제25회 전국 독서올림피아드’ 8월 실시▼

동아일보와 (사)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가 주최하고 한국아동문학인협회가 후원하는 ‘제25회 전국 독서올림피아드’가 8월 20일(토) 전국 44개 지역 고사장에서 열린다. 독서올림피아드는 자신의 독서능력을 점검하고 싶은 초등생과 중학생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참가 학생들은 △문학 △역사 △예술 △과학 등 분야의 필독서(초등생 4권, 중학생 3권)를 읽은 뒤 대회당일 독서능력(객관식)과 통합적 사고력(서술형, 논술식 독서감상문)을 평가받는다.

대상은 초등생의 경우 학년별로 우수학생 1명씩에게 주고, 중학생은 참가자 전체 중 1명에게 수여된다. 대상으로 선정되면 동아일보 사장상을 받는다.

참가 신청은 6월 13일(월)∼7월 15일(금) 한우리 홈페이지(hanuribook.or.kr)에서. 참가비 2만원. 문의 02-6276-2604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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