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베이비부머에 일-교육 종합선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서울시, 146만명 지원계획 발표

‘4년 전 20여 년간 다니던 건설회사에서 구조조정을 당한 최모 씨(56). 두 달 전부터 집 인근 편의점에서 낮 시간 파트타이머로 일한다. 입고된 물품을 정리하고 6, 7시간을 꼬박 서서 일하고 나면 허리가 쑤실 정도로 온몸이 뻐근하다. 편의점에서 퇴근해도 잠시 쉴 여유조차 없다. 밤에는 대리운전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길거리에서 김밥으로 배를 채우고 새벽 2시가 넘어 집에 돌아오면 완전히 녹초가 된다. 이렇게 일해서 버는 돈은 한 달에 200만 원 남짓. 월세, 은행대출금, 공과금을 내고 나면 늘 적자다.

최 씨는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지만 서울에 작은 아파트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사업에 손을 댔다가 재산의 대부분을 날렸다. 10여 년간 아버지의 병원비와 두 아이의 대학 등록금을 대느라 저축해 놓은 돈마저 없었다. 대학을 갓 졸업한 막내(26)는 아직 취업조차 못했다. 최 씨에게 남은 것은 부인과 함께 사는 방 2개의 반지하 연립주택 보증금 2000만 원이 전부여서 살길이 막막했다.’

서울시가 최 씨 같은 50대 ‘베이비부머’를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전용 교육기관과 직업교육센터를 세우고 암 검진율을 높이기 위해 만 55세가 되면 한 차례 암 검진 비용도 제공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의 ‘베이비부머 응원 종합계획’을 14일 발표했다. 중년을 위한 교육공간을 확대하고 △일자리 확충 △사회공헌활동 활성화 △건강·여가 지원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것.

베이비부머는 6·25전쟁 직후 출산율이 높았던 1955∼1963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다. 부모는 돌아가실 때까지 모시고, 자식은 결혼해도 뒷바라지하는 ‘낀 세대’다. 현재 서울시에만 약 146만 명이 살고 있다.

서울시는 50대에 은퇴한 서울 시민을 위한 전용 교육공간인 ‘50+캠퍼스’와 ‘인생이모작지원센터’를 확대한다. ‘50+캠퍼스’는 권역별로 2020년까지 5000m² 규모로 5곳을 새로 조성해 베이비부머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1000m² 규모의 ‘인생이모작지원센터’는 자치구 단위의 교육 기능을 맡게 된다. 현재 은평·종로 2곳에서 2020년까지 노원·영등포 등 20곳으로 늘린다.

베이비부머들의 재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직업교육센터와 창업센터도 새로 생긴다. ‘일자리 엑스포’와 ‘은퇴설계 콘서트’를 매년 열어 은퇴 이후 생애 재설계, 노후자금 관리, 건강관리를 챙겨 준다. 서울시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귀농 교육과 전원생활 준비자 교육도 강화한다.

50대 이상을 위한 시니어 포털 사이트 ‘50+서울’(senior.seoul.go.kr)도 이달 말 개설해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내년부터 만 55세 이상 시민의 암 검진 본인부담금을 지원해 지난해 37%에 머물렀던 암 검진율을 2018년까지 60%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베이비부머#서울시#응원 프로젝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