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전북 지자체장 절반이 비리혐의 수사-공석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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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장 업무공백에 행정 마비 위기… 견제없는 ‘제왕적 권력’ 불법 불러

내년 6·4 지방선거를 7개월 앞두고 호남지역 지자체들이 단체장들의 불법과 비리 수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14개 자치단체 가운데 절반인 7곳이 비리 혐의로 공석 중이거나 수사를 받고 있는 전북의 경우 ‘다음은 어디냐’ ‘멀쩡한 곳이 없다’는 자조까지 나오고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들에 대한 큰 폭의 물갈이가 예상되고 있다.

○ 전북 절반이 공석이거나 수사 중

전북지방경찰청은 공무원으로부터 승진 청탁과 함께 수천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홍낙표 무주군수의 처남 이모 씨(46)를 조사하고 있다. 이 씨는 2010년 11월 무주군 승진인사를 앞두고 6급 공무원에게서 승진 청탁과 함께 5000만 원을 받은 혐의다. 경찰은 지난달 25일 제3자 뇌물취득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고 홍 군수 집과 자동차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경찰에 출석한 이 씨를 조사하고 곧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전주지검은 지난달 29일 황숙주 순창군수의 아내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황 군수는 2011년 10월 순창군수 재선거를 앞두고 측근으로부터 거액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앞서 선거 당시 황 군수의 회계책임자를 불러 불법정치자금 규모와 사용처 등에 대해 조사를 벌였고 군수실과 비서실을 압수수색했다.

장재영 장수군수도 지역 건설업자에게서 돈을 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았고 이강수 고창군수도 특정 건설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직권 남용 등)로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또 차명계좌를 보유한 진안군수 비서실장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나온 거액의 돈과 송영선 군수와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인사비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호수 부안군수는 관련 공무원들과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 취임 이후 수십 차례의 재판으로 행정 마비 상태였던 강완묵 전 임실군수도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대법원에서 당선 무효형이 확정돼 부군수가 권한대행을 맡고 있다. 임실군수는 민선이 시작된 뒤 전원이 중도 하차하거나 구속되는 진기록을 낳기도 했다.

홍이식 전남 화순군수(55)는 뇌물과 불법 선거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현재 광주지법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홍 군수는 평소 알고 지내던 업자들로부터 8100만여 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 기소됐다. 홍 군수는 5월 보석을 받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임성훈 전남 나주시장(52)은 나주 미래일반산업단지 조성 과정에서 업체와 부적절한 금품거래 및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불구속 기소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임 시장은 시의회 의결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미래산단 개발자금으로 한 증권회사에서 2500억 원을 빌린 뒤 투자자문회사인 A 사에 77억 원의 수수료를 지급해 재정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 사회감시기능 위한 제도개선 절실


전문가들은 자치단체장들이 현재와 같이 인사권과 사업 예산을 틀어쥐고 있는 상태에서 비리는 막을 수 없다고 진단하고 있다. 특히 최고 수십억 원까지 거액의 선거자금이 들어가는 선거 풍토에서 건설업자나 지역 토호, 선거브로커와의 결탁이나 직원 인사를 통한 돈 챙기기는 필연적인 수순이라는 것이다.

김기홍 광주경실련 사무처장은 “지자체 비리는 기본적으로 인사와 공사비리 두 가지”라며 “비리가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방권력이 견제받지 않는 ‘제왕적 권력’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포괄적인 제어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잘못된 사업에 대해 지자체장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등 사회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제도개선과 인식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광오 kokim@donga.com·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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