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시(時)·식(式)·심(心)을 요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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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6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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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여고 3학년 교실. 교실마다 선풍기가 쉬지 않고 돌지만 학생들은 연신 부채질을 하며 땀을 식히느라 바빴다.

뜨거워진 교실은 학생들의 ‘피서’ 방법도 바꿨다. 이 학급에서는 아예 양말을 벗는 대신 구멍이 많이 뚫려 통풍이 잘되고 물도 잘 빠지는 신발, 일명 ‘크록스’를 신는 것이 유행.

이 학급 신모 교사는 “올해는 학생들이 아예 집에서 얼음을 잔뜩 가져와 하루 종일 먹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냉수나 얼음을 담아 먹는 데 쓰는 텀블러 크기도 지난해에 비해 더 커진 게 눈에 띈다”고 했다.

예년보다 여름이 일찍 찾아온 요즘, 전국 학교는 무더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한낮의 교실내 온도는 30도를 웃돌기 일쑤. 흐르는 땀과 함께 공부할 의지와 체력도 곤두박질치기 쉽다.

특히 고교생이라면 무더위만 탓하고 있을 순 없다. 당장 열흘 앞으로 다가온 기말고사, 1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대비하려면 무더위에도 최대한의 학습효과를 거두는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 무더위를 이겨내고 학습효과를 극대화하는 ‘3대 전략’을 짚어본다.

[1] 주1회 모의고사로 ‘충격요법’… 마인드(心)를 요리하라

공부의 효과는 체계적인 계획, 적절한 학습법, 최대의 집중력 등 3박자가 고르게 유지될 때 기대할 수 있다. 무더위를 정복하는 학습전략도 이들 요인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무더위를 정복하기 위해 꼭 필요한 첫 번째 전략은 공부를 하게 만드는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

지난해 고3 수험생활을 한 최유경 씨(19·고려대 정경대학 1)는 “수시로 모의고사를 치르며 자신의 수준을 직시하는 ‘충격요법’을 쓰면 6월 모의평가 이후 해이해진 심리상태를 다시 다잡는 효과가 있다”고 조언했다.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맺고 끊기’형 마인드 관리 전략도 유용하다. 공부할 때는 열을 더하고 쉴 때는 열을 식히는 시간으로 구분해 더위에 대한 인내력을 늘리는 것. 큰 소리로 토론하기, 소리 내어 암기하기 등으로 땀을 내며 공부를 한 뒤 냉방기기 앞에서 다같이 땀을 말리면서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면 복습 효과도 낼 수 있다.

[2] 고전 공부를 모둠활동·게임으로… 시스템(式)을 요리하라

만사가 귀찮게 느껴지는 무더위 속에서 학습의 흥미를 유지하려면 참신한 학습법을 시도해보는 전략도 필요하다. 고전산문 ‘상춘곡’을 공부한다면 운율을 넣어 읽어보거나 동요 ‘퐁당퐁당’에 맞춰 불러보는 식.

강윤정 서울 불암고등학교 국어교사는 “얼마 전 수업에서 ‘청산별곡’의 화자(話者)를 공부할 때 단체게임 방식을 써서 ‘누가 화자인지’를 파악해나가는 방법을 써보니 참여도가 매우 높았다”면서 “방과 후 자율학습도 친구끼리 모둠형태로 하면 지치지 않고 공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자신이 쉽게 흥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어려움을 느끼는 과목은 전날에 교과서를 한번 예습하는 노력만으로도 더위로 침체된 교실 분위기에 휘둘리지 않고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3] 한낮에는 책 덮고 자소서 쓰기… 타이밍(時)을 요리하라

무더위를 이기고 최상의 집중력과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황금시간’을 찾아 학습플랜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습법 전문가인 송재열 시험지존공부법연구소장은 “대기가 선선한 이른 아침과 늦은 밤에는 이해력과 사고력이 요구되는 과목을, 한낮에는 오답노트를 복습하거나 영어단어를 암기하는 식의 비교적 단순한 공부를 배치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고3의 경우에는 학습효율이 떨어지는 시간을 활용해 자기소개서 초안을 써보거나 논술·면접에 대비해 신문을 읽는 등 수시모집 대비를 하는 것도 지혜다.

한편 땀을 내지 않기 위해 신체활동을 자제하게 되는 한여름에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체력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점심시간에 실내 체육시설에서 배드민턴을 치거나 스트레칭을 하면 자칫 지치기 쉬운 오후에 체력과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강훈 기자 ygh8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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