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北이 벌벌 떤 스텔스기… 마니아도 몰랐던 비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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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스 승리의 조건/양욱 지음/332쪽·2만5000원·플래닛미디어

F-22 랩터. 동아일보DB
F-22 랩터. 동아일보DB
3월 28일 미국 본토에서 날아온 B-2 스텔스 폭격기가 한국에 와서 훈련을 하고 돌아갔다. 북한은 이튿날 새벽 전략미사일 부대와 장사정포·방사포 부대에 1호 전투근무태세를 지시했다. 삼엄한 레이더망을 피해 상대국의 수뇌부 지하벙커까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B-2의 배치를 태평하게 좌시하기는 쉽지 않다. 스텔스기는 그 도입만으로 주변국 사이에서 전략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비대칭 전력이라는 게 책이 주장하는 바다.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일단 펼칠 때마다 다양한 전투기의 컬러 사진이 나와 눈을 즐겁게 한다는 점이다. 날렵한 군사장비에 한창 매료돼 있는 어린 자녀도 좋아할 만한 책이다.

내용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군사전문가나 마니아를 위한 ‘스텔스기학 개론’에 그치지 않고 관련 정책 입안자를 겨냥한 프레젠테이션에 가까운 내용도 적잖다. 미국의 스텔스기 개발 사업 추진 개념도, 시제기(완성 전 시험용으로 만든 전투기)의 시험비행 일정표까지 즐비하게 첨부했다.

첫 장부터 3분의 1까지는 전문지식 없이도 흥미롭게 읽을 만하다. 제트엔진을 장착한 1세대 전투기부터 스텔스 기능을 탑재한 5세대 전투기까지의 발전사(1장 ‘제트전투기의 역사’), 스텔스의 개념과 탄생, 전략적 의미에 대한 해설(2장 ‘스텔스, 전쟁의 틀을 바꾸다’)은 다양한 전투기의 활공 사진과 함께 다뤘다.

F-22 랩터와 F-35 라이트닝II의 개발부터 실전배치까지 과정을 다룬 중반부는 미군 당국의 움직임부터 전투기 부품과 기술에 관련된 알파벳과 숫자까지 어지럽게 나열된다. 군사 마니아가 아닌 독자라면 읽기 어려운 부분이다. 주변국과 한국의 스텔스기 개발 현황을 다룬 후반부는 스텔스기 도입의 당위성을 내세우는 저자의 논설을 옮겨놓은 듯하다.

다양한 군사 무기의 부품명을 둘러싼 알파벳과 숫자에까지 매료돼 있는 군사 마니아라면 책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책장에 꽂아뒀다가 가끔 펼쳐 화려한 전투기 사진을 들여다보려고 사기에는 ‘과한’ 책이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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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스 승리의 조건#전문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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