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화순 운주사 석불 ‘뼈 깎는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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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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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화현상 심각해 대책 시급

조선대 강성승 교수 연구팀이 조사한 운주사 석불의 정면, 뒷면, 측면(왼쪽부터). 조선대 제공
조선대 강성승 교수 연구팀이 조사한 운주사 석불의 정면, 뒷면, 측면(왼쪽부터). 조선대 제공
전남 화순군 도암면 운주사는 한때 1000개의 불상과 1000기의 탑이 들어섰던 신비의 사찰이다. 1481년에 편찬된 ‘동국여지승람’에는 ‘절 좌우 산에 석불 석탑이 각 일천기씩 있고 두 석불이 서로 등을 대고 앉아 있다’는 기록이 있다. 산과 들에 흩어져 있는 돌부처들은 수십 cm에서 10m 이상의 거대한 돌부처까지 크기가 다양하다. 평면적이면서 토속적인 생김새에 어색하고 균형이 잡히지 않은 신체 구조는 고려시대 불상의 지방적인 특색을 잘 보여주고 있다. 지금은 석탑 17기와 석불 80여 기가 남아 있다. 1980년 사찰 일대가 사적 제312호로 지정됐다. 화순군은 문화재청,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등과 함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천불천탑(千佛千塔)’의 신비를 간직한 운주사 석불이 심각한 풍화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강성승 조선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화순 운주사 석조문화재의 풍화 특성에 관한 연구’ 논문에서 밝혀졌다. 운주사 석불의 풍화 현상을 연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 교수팀은 운주사 불상 70여 기 가운데 1기를 대상으로 저주파 결함 탐지기로 풍화 현상을 살펴봤다. 석불의 왼쪽, 오른쪽을 120차례씩 나눠 측정한 결과 석불 전체 영역의 평균 풍화지수는 0.33으로 ‘보통 풍화’에 해당하지만 풍화 정도가 매우 심한 부분이 여러 곳에서 관찰됐다. 석불의 왼쪽 부분은 풍화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신선 부분’이 12회, ‘다소 풍화’ 7회, ‘보통 풍화’ 15회, ‘상당한 풍화’ 46회, ‘완전 풍화’ 40회 등으로 나타나 왼쪽 전 영역의 72%가 심각한 풍화 현상을 겪었다. 오른쪽 영역은 왼쪽보다는 풍화 정도가 덜했지만 마찬가지로 풍화 현상을 보였다. 특히 일부 풍화가 심한 부분의 파괴가 급속도로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강 교수는 “왼쪽이 심한 이유는 바람과 햇빛의 영향에 따른 온도 변화로 보인다”며 “귀중한 석조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돌에 붙은 이끼를 제거하거나 나무를 심어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운주사#동국여지승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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