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참꼬막은 없어서… 한우는 넘쳐서… 농가 ‘울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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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대목을 앞두고 생산량이 줄어든 참꼬막은 가격이 상한가지만 사육 마릿수가 과잉인 한우는 바닥을 맴돌고 있다. 그러나 공급 물량이 부족한 참꼬막 양식어가나 공급량이 넘치는 한우 사육농가 모두 설 특수보다는 실질 수익이 줄었다고 호소하고 있다.

전남 보성군 벌교읍 특산품인 참꼬막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데다 설 대목 수요까지 겹쳐 가격이 급등했다. 10여 일 전에는 참꼬막 공급물량이 달려 중간 상인들 사이에서 물량 확보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참꼬막 가격(20kg들이)은 지난해 11월 25만 원이었지만 이달 초부터는 34만 원까지 치솟았다. 벌교읍 삼정수산 강혜자 대표는 “설을 앞두고 제사상에 올리려고 참꼬막을 찾는 사람이 많지만 가격(20kg들이)이 사상 처음으로 34만 원까지 올라갔다”고 말했다.

양식 어가들은 참꼬막 가격은 올랐지만 생산량이 감소해 실제 수입은 2007년에 비해 50% 정도 줄었다고 호소했다. 김장곤 벌교읍 장암리 상장어촌계장(55)은 “생산량이 줄어 인건비 등을 제외하면 수익이 예년보다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보성군은 올해 참꼬막 생산 예상량이 1200t으로 2007년(3000t)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이라고 5일 밝혔다. 전국 최고 품질의 보성 참꼬막은 전국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참꼬막 생산량이 감소하는 것은 1mm 크기 자연산 새끼(종패)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 2011년 겨울 추위로 자연산 치패가 많이 폐사한 것도 생산량 감소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새끼 치패가 2, 3년 정도 성장하면 식탁에 오를 수 있는 참꼬막이 된다. 보성군은 참꼬막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치패 배양장 신축공사나 동해 피해 방지를 위한 예보제도 운영 등 다양한 노력을 펴고 있다.

사육 마릿수가 과잉인 한우는 설 대목을 앞두고 특수는커녕 최저가격을 맴돌고 있다. 전남지역 한우는 51만 마리(전국 306만 마리)로 사육 마릿수가 많아 암소 감축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2012년 9월경 한우 사육 마릿수는 53만 마리(전국 314만 마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한우 농가들이 설을 쇠거나 자녀 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앞다퉈 한우를 출하하고 있고 한우 소비 부진까지 겹쳐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한우 가격은 거세우 600kg 기준으로 470만 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도축장 경매가격이 kg당 1만3000원으로 가장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민경천 전남한우협회장은 “최근에 사료값(25kg들이)이 1만4000원으로 올랐다”며 “한우 사육농가가 설 특수는커녕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호소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참꼬막#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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