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병의원 항생제 얼마나 쓸까]병-의원 항생제 처방률 극과 극…우리 동네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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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올 상반기 전국 1만5487곳 GIS이용 분석
강원 50.6% 최고, 전북 최저… 감기에 처방, 선진국의 2~3배

병의원의 항생제 처방이 같은 동네에서도 최대 100배 이상 차이가 난다. 동일한 질병에 어떤 의원은 되도록 적게 처방하지만 어떤 의원은 일단 처방하고 보는 등 천차만별이라는 얘기다. 동아일보가 전국 병의원 1만5487곳의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올해 상반기 기준)을 분석한 결과다.

급성상기도감염은 코나 목의 염증을 총칭한다. 감기 인후염 편도샘염이 대표적이다. 이런 질병은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상대적으로 많아 백신 치료가 효과적이지만 병의원이 세균감염 치료에 써야 하는 항생제 남용을 부추긴다고 풀이된다.

취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1년에 두 차례 발표하는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건수의 원 자료를 분석했다. 환자와 가족이 쉽게 알도록 광역시는 동(洞) 단위까지, 도는 시군구별로 정리한 뒤 지리정보시스템(GIS)을 활용해 공개했다.

항생제 처방률은 전국 평균 46.02%로 나왔다. 시도별로는 △강원(50.67%) △충남(50.02%) △대구(48.13%)가 높았고, △대전(42.48%) △제주(42.23%) △전북(40.44%)이 낮았다. 지난해보다 감소율이 높은 곳은 제주(7.69%포인트) 광주(6.42%포인트) 인천(5.10%포인트)으로 해마다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를 보인다.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에서는 의료인을 위한 지침이나 홍보자료를 통해 가능하면 항생제 사용을 줄이도록 권유한다. 바이러스성 감기 환자에게 항생제를 처방하는 비율은 한국이 선진국의 2∼3배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는 일부 병의원이 모든 환자에게 항생제를 먹도록 하는 사례까지 확인됐다. 처방률이 100%인 병의원이 서울 관악구 성북구 송파구에 1곳씩, 부산 동래구에 2곳, 대구 중구와 충남 금산군에 1곳씩 등 모두 7곳이었다. 또 처방률이 90% 이상∼100% 미만은 528곳, 80% 이상∼90% 미만은 1039곳이었다. 이를 모두 합치면 1574곳으로 전체 병의원의 10%에 해당한다. 대부분 동네의원이다.

문제는 같은 동에서도 처방률이 크게 다르다는 데 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이 대표적이다. A의원은 항생제를 거의 처방하지 않았지만 근처에 있는 B의원은 모든 환자에게 처방했다.

신림동의 71개 동네의원을 분석했더니 0∼10% 미만 7곳, 10% 이상∼20% 미만 8곳, 20% 이상∼30% 미만 7곳, 30% 이상∼40% 미만 9곳, 40% 이상∼50% 미만 12곳, 50% 이상∼60% 미만 8곳, 60% 이상∼70% 미만 7곳, 70% 이상∼80% 미만 6곳, 80% 이상∼90% 미만 3곳, 90% 이상∼100% 4곳으로 제각각이었다.

최정현 가톨릭대 감염내과 교수(인천성모병원)는 “영·유아 감기는 바이러스가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항생제를 무분별하게 쓰면 안 된다. 내성이 생긴다면 나중에 항생제가 듣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지현·이샘물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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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원#항생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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