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공감Harmony/명리학자가 말하는 실버세대 재테크]“지금 대한민국 국운은 겨울… 陰의 재테크 시대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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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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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리학자·경제전문가 김태규 씨

‘음양오행으로 한국 증시와 부동산을 풀어낼 수 있을까.’

명리학자이자 경제전문가인 김태규 씨(56)는 휴대전화를 쓰지 않았다. 김 씨가 사무실에 머무는 시간(오후 1∼4시)에 유선전화를 걸어야만 연락이 닿았다.

12일 오후 1시,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을 찾아갔다. 약속 시간에 맞춰 벨을 눌렀지만 인기척이 없었다. 무작정 20여분 간 김 씨가 오기를 기다렸다. 혹시나 해서 사무실로 전화를 거니 수화기 너머로 그의 핀잔이 들려왔다. “벨은 망가져 소리가 안 나. 그래서 문을 늘 열어놓는데, 문고리 한 번만 돌려보면 될 것을 왜 쓸데없이 기다렸소.”

○ “현재 대한민국의 국운(國運)은 겨울”

김태규 씨는 2012년을 겨울, 즉 경제 위기의 최저점으로 보고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김태규 씨는 2012년을 겨울, 즉 경제 위기의 최저점으로 보고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사람에게 운세가 있듯이 국가, 기업에도 이치(理致)가 있습니다. 1년이 12개월이고 1시간이 60분이죠. 예전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12, 60진법으로 세상 만물을 해석했죠. 국운도 60년을 기준으로 흥망성쇠가 바뀝니다.”

김 씨의 그간 행적은 남들과 사뭇 다르다. 1981년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조흥은행과 동화은행 등 10여 년간 금융권에 몸담았다. 1993년 친구들과 사업에 도전했지만 실패를 맛봤다. 젊은 시절부터 명리학에 관심이 많아 이때부터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갔다. 2001년부터는 음양오행의 이치를 주식과 부동산 등 실물 경제에 접목한 글을 한 인터넷 신문에 게재해 큰 인기를 끌었다.

그는 지난 역사를 들여다보면 국운을 알 수 있다고 했다.

“‘3저 호황’으로 급성장을 이룬 1986년에 한국의 국운이 최고 절정이었죠. 그로부터 30년이 되는 2016년을 앞두고 한국은 지난해부터 (계절로 풀이하면) 겨울에 진입했습니다. 내수 부진, 기업 실적 감소를 보면 설명이 가능하죠. 하지만 아직 초겨울일 뿐 당분간 더 힘든 강추위가 이어질 것입니다.”

일본, 중국, 미국, 브라질 등 스스로 역사 공부를 했다는 10여 개국의 국운도 언급했다. “일본은 지금 봄인데 원래 봄이 겨울보다 더 힘들어요. 만물이 다시 살아나려면 얼마나 큰 노력이 필요하겠어요. 미국은 겨울이 끝나가는데 2017년, 2018년이 가장 어려울 겁니다. 브라질은 지금 60년 주기상 올해가 가장 화려한 운세이며 중국과 러시아, 인도 등 이른바 브릭스(BRICs) 국가들은 모두 여름이거나 가을이라 한창 좋을 시기입니다.”

○ “마이너스 재테크의 시대”

김 씨는 2008년 10월 ‘차라리 재테크에서 손을 떼라’라는 책을 펴냈다. 김 씨가 국내외 국운을 살펴보고 이미 수년 전부터 내린 결론이다. 국운이 안 좋다고 국민 모두의 운세가 나빠지는 것은 아니지만 국가 경제가 어렵다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정확히 표현하면 기존의 양(+)의 재테크 시대는 가고 음(-)의 재테크가 온 겁니다. 바다로 치자면 물때가 변한 거예요. 물이 빠져나가는 썰물 때에는 물을 얼마나 남기느냐가 중요하지 않겠어요? 양의 재테크뿐 아니라 음의 재테크에서도 치열한 수익률 싸움이 있는 겁니다. 정부가 아무리 나서도 기업들이 현금 쌓아놓고 돈 안 푸는 거 보세요. 개인들도 위험자산 줄여야 합니다.”

증시와 부동산도 국운과 밀접하게 이어질 수밖에 없다. 김 씨는 특히 부동산과 증시의 폭락에 대해 경계했다. “세상만사는 원 운동으로 풀이됩니다. 원 둘레를 그래프라고 했을 때 기울기는 완만하다가 어느 순간 급격히 떨어지죠. 미리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금융자산 중 절반 이상은 은행 예금으로 옮기고 특히 빚 끼고 있는 부동산은 당장 처분하는 게 ‘깡통주택’ 면하는 방법입니다.”

김 씨는 증시 전망을 얘기하며 책상 위에 놓인 컴퓨터로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접속했다. 월봉 차트를 열어 놓고 여러 개의 기준선을 그어 설명하는 그의 손은 매우 능숙했다. 그는 29년 전 주식을 시작해 지금까지 ‘조금 먹었다’고 했다. 요즘은 장이 좋지 않아 한 달에 1, 2번 장 끝날 무렵에만 옵션 선물 거래를 하고 있다.

“투자에도 물론 운이 있죠. 문제는 운이 떠났을 때 지킬 줄 알아야 합니다.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를 보면 지금 운세가 바닥이에요. 그래서 지금은 투자 거의 안 하고 지키잖아요. 이게 진짜 고수입니다. 인간의 욕망과 공포를 절제할 자신이 없다면 주식 하지 마세요.”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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