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시, 싱글여성 임대주택 2000호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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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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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시설 개조 2015년까지 대학가 - 여성밀집지역에 공급
방범창 - 무인택배시스템 마련

서울 마포구의 다세대주택에서 혼자 살고 있는 취업준비생 김모 씨(26)는 3개월을 헤맨 끝에 지금 집을 구했다. 김 씨는 “집세가 적당하다 싶으면 재개발지역이나 골목 깊숙한 곳에 있어 위험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집을 구한 뒤에도 불편한 점이 많았다. 귀가시간이 늦으면 동네에서 이런저런 수군거림을 듣기도 하고, 유흥가가 멀지 않아 집에 오는 길에 만취한 남자들을 마주칠 때도 있다. 여자 혼자 살다 보니 택배 물건 받기도 불안하다.

혼자 사는 여성은 힘들다.

요즘처럼 강력범죄가 자주 발생할 때는 집에 혼자 있는 것도 불안할 지경이다. 2012년 현재 서울의 1인 가구는 85만 명. 이 중 여성이 45만 명으로 절반이 넘는다.

서울시가 이처럼 혼자 사는 여성의 걱정과 불편을 덜어 주기 위한 지원책을 12일 발표했다. 시는 우선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싱글 여성 전용 소형 임대주택’ 2000호를 2015년까지 보급하기로 했다. 송파구 문정동, 마포구 연남동 등 대학 주변과 혼자 사는 여성이 밀집한 지역에 주로 공급할 예정이다. 여대생은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자녀에게 우선권이 있고 서울지역 대학에 다녀야 한다. 여성 근로자는 26세 이하, 월소득 150만 원 이하여야 신청할 수 있다.

임대주택 분양 때 가구원 수에 따라 가점을 주는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만 26세 이하였던 여성근로자용 임대아파트 입주 연령 제한도 없앤다. 복잡한 절차 때문에 부동산 계약 때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변호사, 법무사, 공인중개사 등이 상담해 주는 ‘부동산 원스톱 서비스’도 운영한다. 시가 운영하는 ‘전·월세 보증금 지원센터’를 통해 상담할 수 있다.

시는 또 낡은 공공청사 등을 여성 전용 임대주택으로 재건축하는 ‘싱글여성 전용 안심 임대주택’도 개발하기로 했다. 1, 2층은 주민자치센터 등 공공기관이 사용하고, 3층부터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형태로 현재 구로구 천왕동에 80채를 짓고 있다. 시는 성과가 좋으면 이를 더 확대할 방침이다. 다가구 밀집지역에는 방범창 방범키 비상벨 등 안전장치 설치를 지원하고, 주택가 골목길 조명도 지금보다 더 밝은 발광다이오드(LED) 등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택배 배달 등을 가장해 저지르는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무인택배 시스템’도 도입한다. 올 하반기에 마포, 신촌, 신림, 강남 등 100곳에 보급할 예정. 지하철역 등 공공장소에 자치단체가 배송함을 만든다. 택배기사와 여성이 전화로 택배를 넣어둘 배송함을 결정하면 기사가 배송함 번호와 비밀번호를 여성에게 문자메시지로 발송하는 방식이다. 각 자치구를 통해 신청하면 시에서 설치 비용을 지원하기 때문에 추가 수수료는 없다.

시는 이외에도 보라매병원에 여성전문진료센터를 운영하고 실업 상태에 놓여 생계유지가 힘든 여성을 위해 일자리를 연결해 주는 ‘여성 1인 가구 인턴십’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혼자 사는 여성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싱글여성#임대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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