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고임금… 잦은 분규… 울산, 기피지역 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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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커민스 대구에 공장 등… 외국계 회사들 진출 꺼려

국세청이 매년 발표하는 지역별 근로자 평균 연봉은 울산이 최근 10년 동안 1위다. 2010년 기준 울산의 근로자 1인당 평균 연봉은 3388만 원. 2위인 서울(2987만 원)보다 401만 원(13%), 제주보다는 1191만 원이 많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SK 등 상대적으로 고임금을 받는 대기업이 울산에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또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반복되는 노사분규도 고임금 구도를 고착화하는 데 한몫을 한 것으로 경제계는 보고 있다.

이 같은 고임금과 잦은 노사분규가 기업 유치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과 세계적인 엔진 생산업체인 미국 커민스가 한국에 건설장비 엔진 생산 공장(현대커민스)을 짓기로 한 것은 올 4월. 두 회사는 6600만 달러를 50 대 50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커민스 측은 합작투자의 첫째 조건으로 한국 공장을 울산이 아닌 곳에 짓기를 원했다. 울산지역 근로자들 임금 수준이 높고 노사분규가 잦다는 이유에서였다. 현대중공업은 본사가 있는 울산에 합작공장을 지을 계획이었지만 투자 유치를 위해서는 커민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두 회사는 대구와 경북 포항시, 구미시, 강원 동해시 등 4개 지역을 놓고 3개월간 후보지를 찾았다. 결국 대구를 우선 협상 대상지로 선정하고 7일 현대중공업 최병구 사장(건설장비사업본부장)과 커민스의 리치 프리랜드 사장이 ‘현대커민스 설립을 위한 계약 서명식’을 했다. 현대커민스는 대구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7만8000여 m²(약 2만3500평)에 건설장비용 엔진 공장을 지어 2014년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현대커민스는 2014년부터 향후 10년간 4조 원(누계 기준)의 매출을 목표로 잡고 있다. 또 2022년에는 직접 고용 500여 명을 포함해 총 5300여 명의 직간접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고임금과 노사분규 탓에 외국계 합작회사의 울산 진출이 어려워진 셈이다. 특히 다른 공장의 ‘역외 이전’도 우려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울산 북구 중산동 일원 69만여 m²(약 20만 평)에 건설장비 공장을 건립하기 위해 지난해까지 400억 원을 들여 땅을 사들였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공장 건립 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있다. 울산시는 엔진 공장을 짓는 대구에 건설장비 공장을 짓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울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노사관계가 안정되지 않으면 외국계 기업을 유치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현대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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