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섬유-자동차부품 美수출에 날개 농어촌 지원기금 2000억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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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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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지역경제
한미 FTA 효과는

“수년간 착실히 준비해 온 만큼 이제 미국과 제대로 한판 붙어봐야죠.” 중견 섬유업체인 대구 벽진바이오텍 추광엽 대표는 23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지역 섬유업계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쳤고 연구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왔다”며 “미국 섬유시장을 선점할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섬유는 한미 FTA가 발효되면 큰 혜택을 입는 업종으로 꼽힌다.

○ 자동차부품·섬유 수출 ‘날개’

대구경북지역 주력산업인 섬유와 자동차부품 업계는 한미 FTA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대구경북연구원에 따르면 관세 철폐 이후 이 지역은 자동차와 섬유 부문에서 각각 연평균 656만 달러(75억여 원)와 597만 달러(68억여 원)의 무역수지 흑자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0년간 9.4%에서 24.9%로 증가한 중국 무역 의존도가 낮아져 수출 다변화도 기대된다. 자동차부품회사인 대구 달서구 삼보모토스 이재하 사장은 “관세 철폐로 수출이 늘어나 내년부터 연간 2억 원 정도 수익이 날 것 같다”며 “미국에 공장을 세우려던 기업도 국내에 남기로 해 일자리 창출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북 농축산물은 피해가 예상된다. 축산과 과수 분야에서 전국 최대 주산지이기 때문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한미 FTA가 발효된 15년차에 지역 농축산물 생산 감소액은 4415억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쇠고기가 1186억 원으로 가장 많고 참외 611억 원, 사과 577억 원, 돼지고기 527억 원, 포도 515억 원 순이다. 게다가 농축산업 종사 인구의 고령화 비율도 전국에서 가장 높아 농업 전반에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안동에서 한우를 기르는 박모 씨(65)는 “운영비 상승 등으로 가격 경쟁력이 계속 떨어져 축산업을 계속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 행정기관 대응 분주

대구시와 경북도는 한미 FTA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대구시는 단기적으로는 시장개척 지원 등을 통해 지역 기업이 FTA를 활용하도록 유도하고 장기적으로는 지역 산업 부가가치와 기술경쟁력을 높여 수출을 늘릴 계획이다. 경제단체, 금융기관, 지역 수출입기업 대표가 참석하는 회의도 자주 열기로 했다. 주요 업종별 FTA 순회 설명회를 열고 수출기업에 해외규격인증마크를 획득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경북도는 농어업FTA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한다. 한우산업 육성대책 등 농어업 13대 중점 정책을 수립해 추진할 계획이다. 경쟁력 있는 농어촌을 키우고 FTA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금 2000억 원도 조성한다.

도는 농산물 경쟁력 강화를 위해 ‘100대 먹을거리’를 선정하고 고부가가치 생명산업을 육성할 방침이다. 박순보 경북도 농수산국장은 “한미 FTA 발효가 대구 경북에 새로운 기회가 되도록 행정기관과 경제단체가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노인호 기자 in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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