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학년도 대입 수능]영역별 출제 경향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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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영역 비문학-쓰기문제… 양자역학 지문 까다로웠다

《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EBS 교재에서 다룬 내용이 많이 나왔다. 연계율 자체는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문제를 크게 비틀거나 꼬지 않아 수험생은 대체로 쉽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라고 출제본부는 얘기했다. 다만 EBS 교재에 없는 어려운 문제가 포함돼 변별력을 확보했다. 출제본부가 밝힌 영역별 출제경향을 정리했다. 》
○ 언어 :: 라디오방송-대담 소재 활용

듣기와 문학은 쉬웠으나 비문학과 쓰기가 다소 까다롭게 나왔다. 비문학, 문법, 쓰기 문제 가운데 양자역학을 다룬 지문과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 논고’를 설명한 지문이 약간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교육과정상 중요도, 사고 수준, 소요 시간, 난도를 고려해 문제당 1∼3점으로 점수를 달리했다. 지식의 단순 암기나 특정 교과 지식에 의존하기보다는 7차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추론적 비판적 창의적 사고를 활용해 풀 수 있는 문제가 대부분이었다.

듣기에서는 라디오 방송, 강의, 대담, 대화 등 여러 유형의 담화를 활용했다. 소재도 보리의 가치, 조선 시대의 모자, 적정 기술의 의미, 뛰어난 리더의 조건 등으로 다양화했다. 쓰기에서는 논리성과 창의성을 강조했다. 계획하기, 내용 생성하기, 조직하기, 표현하기, 고쳐 쓰기 등 쓰기의 전 과정이 고루 분포되도록 문제를 안배했다.

어휘 어법에서는 국어 지식의 단순한 이해보다는 적용과 탐구 능력을 평가했다.

문학은 교과서에서 다룬 작품과 EBS에 연계한 작품을 적절히 활용했다. ‘구두 한 켤레의 시’(곽재구) ‘산 너머 남촌에는’(김동환) ‘북찬가’(이광명) 같은 현대시와 고전시를 복합 지문의 형태로 만들었다. 현대소설에서는 ‘돌다리’(이태구)가, 고전소설에서는 ‘호질’(박지원)이 출제됐다.
○ 수리 :: 기본 개념원리 이해 평가 다수


기본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적용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문제, 중요한 기본 계산원리 및 알고리즘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문제가 많았다.

또 귀납적 추론으로 수학적 규칙과 원리를 발견하고, 논리적으로 추론해 참과 거짓을 판별하거나, 풀이과정을 이해하고 빈 곳에 알맞은 식을 찾는 능력을 평가하는 문제도 출제했다.

‘가’형은 수학Ⅰ, 수학Ⅱ, 적분과 통계, 기하와 벡터 내용 전체를 범위로 했다. ‘나’형은 수학Ⅰ과 미적분, 통계기본에서만 나왔다. ‘가’ ‘나’형 출제 범위 및 수준 차이를 고려해 각 30문항 중 7문항은 공통으로 나왔다. 주어진 행렬의 역행렬을 구하는 문제, 로그의 성질을 이용해 누에나방이 분비한 페로몬의 농도를 구하는 문제가 여기에 속한다.

이 외에 ‘가’형에서는 벡터의 성질을 이용해 점의 위치를 찾고 두 점 사이의 거리를 구하는 문제가 나왔다. ‘나’형에서는 수식으로 표현된 메뉴판에 있는 음식의 가격을 계산하는 문제, 정적분과 미분과의 관계를 이용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출제본부는 “기본적인 수학적 사고력을 측정하기 위한 쉬운 문제와 중간 난이도를 가진 문제를 주축으로 구성하면서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높은 수준의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도 일부 출제했다”고 덧붙였다.
○ 외국어 :: 추론 유형 빈칸 2개 → 1개로


실생활에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데 기본이 되는 어휘 및 문법적 판단력, 종합적 이해력을 측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범교과적 소재를 활용했는데, 심화 선택 과목의 지문에서 자주 나오는 어휘를 많이 활용했다.

듣기는 일상생활, 학교생활, 사회생활과 관련한 소재를 활용해 대화 장소를 추론하고 대화의 목적을 이해해야 하는 문제를 냈다. 말하기는 그림이 보여주는 상황에서 적절한 대화 찾기 같은 문제를 만들었다.

읽기 영역에서는 문학 철학 역사 예술 취미 같은 소재를 활용해 내용을 추론하거나, 어법에 맞는 표현을 찾거나, 지문에 근거한 사실을 찾아내도록 했다. 쓰기에서는 주어진 글에 이어질 내용의 순서를 적절히 배열하고 문단을 요약하는 문제가 등장했다.

실용문의 정확한 이해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도표의 내용을 영어로 기술하는 문제 유형이 포함됐다. 대체로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경향을 유지했고 새로운 유형도 없었다. 다만 올해 6월 모의평가부터 고난도 문제로 출제했던 추론 유형은 빈칸이 두 개에서 한 개로 바뀌었다.

출제본부는 “지문의 길이는 지난해와 비슷하게 유지했으나 난이도를 적절히 안배했다. 지문 또는 대화문 구문상의 복잡도, 추상성 정도, 소요시간을 고려해 1∼3점을 배점했다”고 말했다.
○ 탐구 :: 일상 생활-시사문제 많이 물어


탐구 영역에는 교과서뿐만 아니라 교과서 밖에서 접할 수 있는 일상의 내용과 시사적 소재가 다수 등장했다.

사회탐구에서는 롤스의 ‘원초적 입장’과 가족과 친족의 범위를 이해하는지, 갑오개혁과 동학농민운동의 전개를 동시적으로 파악하는지를 묻는 문제가 출제됐다. 유럽의 산성비, 남아메리카의 열대림 파괴를 사례로 세계 주요 환경문제의 특징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새로운 유형이나 소재도 눈에 띄었다. 한스 큉의 ‘세계 윤리’를 신문 사설 형태로 출제하거나, 소말리아 해적에 대한 자료를 통해 국민참여재판 제도와 형사 재판의 기본 원칙을 묻기도 했다.

과학탐구는 실생활과 관련된 내용으로 놀이기구에 담긴 과학 원리, 철의 부식 방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를 다뤘다. 광전 효과 실험, 공기 중 산소량 측정 시험 등 실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문제가 눈길을 끌었다.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쉬운 문제는 전반부에, 어려운 문제는 뒤쪽에 배치했다. 특정 교과서에만 거론되는 개념이나 자료는 배제했다. 출제본부는 “탐구 영역은 최근 수년간 시행된 수능 선택 과목별 응시 집단의 특성을 파악해 과목 간 난이도 차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이경희 기자 sorimo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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