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 대표 지성, 인천을 말한다]<2>이기상 영진공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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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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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 송도신항 열리면 동북아중심 될 것”

이기상 영진공사 회장은 “인천의 역사는 항만의 역사”라며 “2, 3년 안에 송도신항이 개항하면 동북아 중심 항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이기상 영진공사 회장은 “인천의 역사는 항만의 역사”라며 “2, 3년 안에 송도신항이 개항하면 동북아 중심 항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대한민국의 미래는 바다에 있습니다.”

이기상 영진공사 회장(75)은 인천 화평동에서 태어나 1961년 영진공사를 설립해 50년간 인천항을 지켜온 주역이자 산증인이다. 연세대를 졸업한 후 항만 현장을 경험하다 미8군의 군수물자 하역을 맡아 창업했다.

“1960년대 초 전국 항만이 다 그랬지만 인천항은 제대로 된 항만이 아니었지요. 외항에 선박이 정박해 있으면 바지선으로 일일이 육상으로 하역해야 하는 항구였습니다.” 인천항은 1974년 내항이 축조되면서 항만다운 항만이 됐고 이후 남항과 북항 개발이 끝나면서 외항시대를 맞았다.

인천항의 개발 역사 속에는 늘 그가 있었다. 민간투자유치법이 제정됐지만 물류업계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망설이던 1996년 인천남항에 최초의 민자부두를 건설해 운영했다. 2004년엔 1만 t급이 드나드는 곳으로 규모를 키웠다. 대한통운과 싱가포르 PSA사, 선광 등 민자부두 개발을 이끌어내 갑문항 중심의 인천항이 외항시대를 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인천항이 세계적인 항구로 성장한 것에 대한 감회를 묻자 그는 “2, 3년 안에 송도신항이 개항되면 인천항이 진정한 동북아의 중심 항만이 될 것”이라며 “단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1977년 물류산업 분야 최초로 바레인과 항만 하역 계약을 체결하며 중동에 진출했다. 현재 관리자 50여 명을 제외한 근로자 600여 명 모두가 인도나 파키스탄 등 제3국인이다. 그는 “바레인과 쌓아 온 우호관계가 인천시의 2014년 아시아경기 유치에 보탬이 됐다”고 회고했다.

그는 1991년 중국과 국교가 수립되기 전부터 중국합작법인인 위동항운과 협력해 대중국 화물 하역 작업을 시작했고 손익은 맞지 않지만 인천∼남포 간 정기항로의 대북 교류화물의 하역 업무도 하고 있다. 2001년부터 경기 평택항 서부두에 진출해 충청·호남권은 물론이고 수도 중부권 수출입 물량까지 담당하는 종합물류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회장은 인천항이 국내외 항만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인천항에 들어오면 신속, 안전, 저비용으로 물류가 해결되도록 신뢰를 줘야 합니다. 이를 위해 화주의 물류비 절감을 위한 현대화된 시설 장비는 물론이고 하역 운송 금융 등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인적 물적 인프라를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그는 항만노조와의 원만한 노사관계를 정립하는 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인천항 노무인력 상용화 협상 당시 개편위원회 위원으로 호선됐지만 원활한 협상을 위해 위원직을 양보하면서 협상의 진전을 이끌어냈다. 2005년 인천항발전협의회 회장을 맡을 때는 제2연륙교 건설과 관련해 인허가권을 가진 중앙정부에 맞서며 인천항 효율성 제고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경영에서 그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사회적 역할’이다. 그는 인천 정계 및 사회단체, 체육계에서도 늘 리더 역할을 했다. 인천시의회 초대 의장,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회장을 지냈고 인천시야구협회 회장과 인천시체육회 부회장으로 인천 프로축구단 창단에도 기여했다. 또 항만산업 발전엔 인재 양성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인천대와 인하대 물류학부에 매년 장학금 1000만 원씩을 지원하고 있다. “50년 전통의 물류기업으로 큰 것은 인천시민의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힘이 다할 때까지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는 원로로 남겠습니다.”

“젊은이들은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아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는 용비어천가 구절을 명심해야 합니다. 젊은 시절엔 화려한 성과를 좇기 쉽지만 인생이든 기업이든 뿌리가 튼튼해야지요. 기업하는 분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회장에게 인천은 무엇인지 물었다. “인천의 역사는 항만의 역사입니다. 저는 한평생 인천항에서 일해 온 사람입니다. 인천은 삶의 터전이요, 50년간 기업을 영위해 온 곳으로 어머니 품 같은 곳입니다. 전국 어느 도시보다 개방적인 곳입니다. 자신의 노력에 따라 성공할 수 있는 기회의 땅입니다.”

박선홍 기자 su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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