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울산 동구 고래체험장-중구 신청사 백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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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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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결단… 다른 의도는 없겠지요

정재락 기자
정재락 기자
“막대한 재정이 소요되는 사업에 구청장이 모험을 걸 수는 없습니다.” 13일 오전 울산 동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김종훈 구청장이 고래생태체험장 조성 계획 백지화를 발표하면서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의뢰한 용역 결과를 근거로 들었다. 고래생태체험장은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앞바다 일원 7만 m²(약 2만1200평)에 521억 원을 들여 ‘돌고래 바다목장’을 조성하는 사업. 해양수산개발원은 지난달 30일 용역보고회에서 목장 예정지는 돌고래 생육이 어렵고 경제성도 낮다고 밝혔다. 사업을 추진했던 정천석 전 구청장은 “몇 가지 부정적 요소가 있더라도 시설 규모를 변경해 추진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안효대 의원(울산 동)도 “관광객 유치를 위해 고래생태체험장이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동구청이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용역을 맡긴 것은 지난해 12월 13일. 올 4·27재선거를 통해 김 구청장이 취임하기 전인 정 전 구청장 시절이다. 게다가 남구 장생포에 고래박물관 등 고래 관련 시설이 밀집해 있어 동구와 북구의 고래 관련 시설 투자는 중복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역시 4·27재선거를 통해 당선된 박성민 중구청장은 취임 한 달 기자회견에서 전임 조용수 구청장이 추진했던 청사 건립계획 백지화를 밝혔다. 그는 “(근무여건이 열악해) 직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구 재정이 어려워 청사 건립 계획을 취소한다”고 설명했다. 청사 건립을 위해 조례까지 제정해 적립한 62억 원은 복지사업을 확대하는 데 쓴다. 부족한 사무공간은 청사 주차장을 활용할 예정이다.

전임 구청장이 기획한 사업에 대해 재정여건과 타당성을 꼼꼼히 살펴 처리한 두 구청장의 결단은 신선해 보인다. 물론 전임자의 업적을 저평가하려는 의도가 개입되지 않았다는 전제 아래서다. 많은 지방자치단체장이 호화 청사를 짓고 타당성 검증도 없이 사업을 벌여 살림살이를 어렵게 만든 사례가 숱하기 때문이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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