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무조건 1등 벤치마킹은 NO!… 실천 가능한 학습계획을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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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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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 중하위권 중고생 여름방학 학습전략

《반 30명 중 20등 안팎인 중1 김모 군(14·서울 서대문구). 그는 4일 시작된 중학 첫 여름방학을 학습의 ‘터닝 포인트’로 삼고, 반 1등을 벤치마킹해 여름방학 공부 계획을 세웠다. ‘매일 영어, 수학 30문제씩 풀기’ ‘방학 중 전 과목 교과서 3번씩 반복해 읽기’처럼 구체적인 학습목표를 정하고, 하루를 시간대별로 나눠 계획표를 짰다.

하지만 김 군의 여름방학 계획은 첫날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수학 30문제 풀기에만 꼬박 하루가 걸려 다른 계획은 엄두도 낼 수 없었다. 한 번 밀리기 시작한 공부는 큰 부담이 됐다. 계획을 완벽하게 실천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오히려 공부에 대한 의욕이 떨어졌다. 김 군은 “여름방학 시작 후 공부한 건 단 하루 수학 30문제를 푼 게 전부”라며 “여름방학이 일주일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남은 방학기간이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중하위권 중고교생은 자신의 성적과 학업수준을 고려한 여름방학 학습전략이 필요하다. 시간을 세분화해 공부 계획을 세우기 전, 1시간 동안 얼마만큼 학습할 수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동아일보DB
중하위권 중고교생은 자신의 성적과 학업수준을 고려한 여름방학 학습전략이 필요하다. 시간을 세분화해 공부 계획을 세우기 전, 1시간 동안 얼마만큼 학습할 수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동아일보DB
여름방학 공부 계획이 걱정인 중하위권 중고교생. 이들 중 일부는 상위권의 공부 계획 및 방법을 그대로 따라한다. 전교 1등, 반 1등처럼만 공부하면 자신의 성적도 오를 것이란 기대에서다.

하지만 섣부른 상위권 벤치마킹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기초 실력이 부족한 탓에 시간이 오래 걸려 상위권처럼 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 이로 인해 공부에 대한 자신감이 급격히 떨어지고 학습 의욕조차 사라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스마트한 상위권 벤치마킹이 필요하다. 상위권 학생들의 여름방학 공부 계획을 살펴보고 이를 자신의 성적과 학업수준을 고려한 ‘맞춤형 여름방학 학습전략’으로 적용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상위권의 공부계획 [1] 한 시간 단위 계획 세우기
스마트한 벤치마킹 [1] 실천 가능한 학습량 파악해 학습계획

대부분의 상위권 학생들은 ‘1주일-1일-1시간’ 단위로 시간을 세분해 여름방학 공부 계획을 세운다. 학기에 비해 비교적 여유 있는 방학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중하위권 학생들이 이 방법을 스마트하게 벤치마킹하기 위해선?

일종의 사전작업이 필요하다. 바로 자신의 ‘1시간 적정 학습량’을 파악하는 것. 우선 계획을 세우기 전 모든 과목을 1시간씩 공부한다. 한 시간 동안 △몇 개의 수학문제를 풀 수 있는지 △몇 개의 영어 단어를 외울 수 있는지 △교과서는 몇 페이지를 읽을 수 있는지 등 자신의 학습능력을 점검한다.

다음으로 과목마다 여름방학 중 달성할 큰 목표를 정하고 이를 위해 총 몇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지 파악한다. 예를 들어 큰 목표가 ‘영어 단어 1000개 암기하기’이고 한 시간 동안 영어 단어 20개를 외울 수 있다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총 50시간이 필요한 것. 이를 바탕으로 하루에 공부할 과목과 시간을 적절히 안배해 전체 여름방학 공부 계획을 세운다. 만약 특정 과목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면 시간 관리 측면에서 목표를 하향조정하는 게 좋다.

1주일 단위 공부 계획을 세울 땐 일명 ‘3+1 법칙’을 적용한다. 3+1 법칙이란 3일은 공부하고 하루는 비워두는 것. 여기서 비워둔 하루는 실천하지 못한 계획을 보충하기 위한 시간이다.

대교 공부와락 전영환 입시전략실장은 “3일 동안의 공부 계획을 완벽하게 마쳤을 경우, 비워둔 하루를 휴식을 취하는 ‘보너스 시간’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중하위권 학생들에게 이는 적절한 동기부여로 작용해 학습의욕을 높이는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상위권의 공부계획 [2] 매일 학습상태 점검하기
스마트한 벤치마킹 [2] 매일 ‘감성일기’로 점검하기

대부분의 상위권 학생들은 하루 공부를 마치고 그날 학습상태를 점검·보완한다. 학습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파악하고, 만약 실천하지 못한 계획이 있다면 언제 보충할지를 정한다. 하지만 중하위권 학생들에게 하루 단위의 공부 계획 점검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

㈜TMD교육그룹 강수아 교육컨설턴트는 “중하위권 학생들은 여름방학 초기엔 아직 공부가 습관화되지 않아 계획을 지키지 못할 확률이 높다”면서 “이로 인해 공부 계획 자체에 스트레스를 받고 학습의욕이 떨어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중하위권 학생들이 상위권을 스마트하게 벤치마킹하기 위해선? 하루 단위가 아닌 주 단위로 공부 계획을 점검하는 게 효과적이다. 일주일 동안 실천한 분량이 누적돼 눈에 보이는 학습량이 많아 자신감을 갖게 되며, 주로 어느 부분을 실천하지 못했는지 면밀히 알 수 있기 때문.

공부 계획을 점검할 땐 ‘학습 피드백 노트’를 작성하자. △주로 어느 과목의 공부 계획을 실천하지 못했으며, 어느 과목은 잘했는지 △목표에 비해 얼마나 달성하지 못했는지 △실천을 잘한 이유는 무엇이며, 실천하지 못한 원인은 무엇인지 등을 꼼꼼히 기록한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주 공부 계획을 수정·보완한다. 예를 들어 수학 문제를 푸는 속도가 너무 느린 탓에 목표인 30문제 중 20문제밖에 풀지 못했다면 목표를 20문제로 하향조정하거나 수학 문제 푸는 시간을 늘린다. 혹은 문제 풀기란 목표를 개념이해하기로 바꿀 수도 있다.

매일 감성일기를 쓰는 것도 공부 계획 점검에 도움이 된다. 공부를 할 때의 기분과 그 원인을 적어두는 것. 이를 일주일간 공부 계획 목표 달성 정도와 비교해보며 최적의 공부 환경을 알아볼 수 있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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