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지리산” 야생화 키워 억대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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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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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재배농 억대소득만 5명… 국제 경쟁력 높아 수출 노크

지리산 야생화 대부로 불리는 장형태 대한종묘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30일 전남 구례군 마산면 광평리 시설하우스에서 자라는 한국 특산 야생화인 털머위를 살펴보고 있다. 구례군 제공
지리산 야생화 대부로 불리는 장형태 대한종묘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30일 전남 구례군 마산면 광평리 시설하우스에서 자라는 한국 특산 야생화인 털머위를 살펴보고 있다. 구례군 제공
전남 구례지역 농민들이 지리산 야생화를 재배해 ‘억대’ 부농의 꿈을 이루고 있다.

현재 구례군 마산면 광평리 13만 m²(약 4만 평)에는 야생화 250여 종이 자라고 있다. 이들 야생화 70∼80%는 지리산이 원산지다. 이곳은 장형태 대한종묘 대표(59)가 1994년부터 가꾼 지리산 야생화 재배단지. 현재 대한종묘는 연간 10억∼2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장 대표는 “처음에는 지리산에 널려 있던 야생화를 수집하다 시장성이 있는 것을 알고 지리산 야생화 재배를 시작했다”며 “산과 들에 흔히 볼 수 있는 털머위, 불개미취 등 한국의 야생화가 국제 경쟁력이 있는 만큼 더 개량해 해외시장을 두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한국 야생화가 인기를 끌면서 현재 시장 규모는 500억 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구례군은 이 지역 야생화 재배면적은 40만 m²(약 12만 평)라고 밝혔다. 구례에서 야생화를 재배하는 농민은 15명이다. 이들 가운데 장 대표처럼 억대 소득을 올리는 부농은 5명에 달한다. 전체 농민의 연평균 소득이 5000만 원가량으로 쌀농사에 비해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구례지역이 야생화 특화단지가 된 것은 야생화 보고인 지리산이 있기 때문이다. 지리산에 자생하는 야생화는 1526종으로 국내 야생화 4596종 가운데 30%를 차지한다. 지리산에서만 자라는 특산 야생화는 백합 종류인 솔나리를 비롯해 지리트리풀 등 19종이다. 지리산에는 한국 특산 야생화 107종이 자생하고 있다. 또 온화한 기후도 야생화 특화단지로 발전할 수 있는 이점이 됐다.

구례군은 1995년부터 지리산 야생화가 세계적 경쟁력이 있는 것을 알고 야생화산업 육성을 시작했다. 구례군은 야생화연구소나 야생화 생산단지·생태관광 등 야생화생태특구를 조성했다. 야생화 대량재배 기술을 비롯해 식용 야생화나 야생화로 비누, 향수를 만드는 사업도 펼치고 있다.

또 야생화로 만든 그림인 압화를 일본에 수출하거나 지리산 야생화 종자 150점을 확보하는 육종사업에 힘쓰고 있다.

정연권 구례군농업기술센터 자원연구개발과장은 “지리산 노고단에서 자라는 원추리가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는 등 한국의 야생화로 다양한 산업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구례=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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