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맥주’ 다음달 첫 맛 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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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반수 등 재료 100% 제주산… 해수욕장 등서 시음회 개최

27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제주도개발공사 감귤복합가공공장 부근에 마련된 맥주생산 공장. 제주산 맥주를 만들기 위해 맥아(麥芽) 제조와 발효, 숙성탱크를 오가는 연구원 손길이 분주했다. 기자가 최종 여과시설 직전 숙성탱크에서 시험적으로 뽑은 맥주를 마시자 시중에 유통되는 맥주보다 한층 진한 맥주 향이 전해졌다.

이곳에서는 일반 맥주와 맛과 향이 다른 제품을 시험적으로 만들고 있다.

현소양 연구원은 “맥아가 맥주의 질을 결정하지만 맛과 향을 내는 호프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외국산 맥아를 사용하지 않고 순수 제주산 맥아를 활용해 생산에서 제조까지 시도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제주맥주는 제주의 지하수와 제주도농업기술원 등이 개발한 맥주용 신품종 보리인 ‘백호(白虎)’를 원료로 한다.

제주맥주 개발은 광역경제권 선도사업의 하나로 추진됐다. 제주맥주 시제품 생산기술개발 사업자로 선정된 제주도개발공사는 외국인 전문가와 연구원 등을 채용해 맥주 제조기술 개발에 나섰다. 이달 말까지 캔 유리병 페트병 등에 담긴 제주맥주를 만들기 위해 기존 맥주와 다른 맛과 향 알코올 도수 등을 설정했다. 다음 달 해수욕장 등지에서 시음회를 열어 소비자 만족도와 선호도 등을 조사한다. 맥주제조 기술자문을 맡은 스페인 출신의 보리스 데 메조네스 씨(49)는 “제주의 물은 깨끗하고 부드럽기 때문에 섬세한 향을 내는 데 좋다”며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맥주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주맥주가 시중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숙제가 많다. 맛과 향의 차별화는 물론이고 유통과 마케팅이 제대로 정착해야 한다는 것.

올해부터 2013년까지 제주맥주 개발과 생산시설 건설사업에 투자되는 비용은 320억 원이다. 내년 4월까지 제주 이미지를 돋보이게 만드는 고급 맥주를 선정하고 제조기술을 마련한다. 제주도는 시제품 개발을 거쳐 사업 방식과 주체 등을 결정해 본격적인 맥주 생산에 나선다. 2013년 6월까지 제주시 구좌읍 용암해수산업단지에 연간 1만5000t을 생산할 수 있는 맥주공장을 설립한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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