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터디/수학동아와 함께하는 수학이야기]야구, 승리 조합을 찾아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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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명 타순 경우의 수 36만 가지…

위기의 순간에 강타자가 나오면 상대팀에서는 투수를 바꾼다. 그 타자에게 가장 강했던 투수로 상대하겠다는 뜻이다. 이처럼 야구는 기록과 통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스포츠다. 알수록 재밌는 야구 통계에 대해 살펴보자.

○ 최고의 타자, 투수 가리기

프로야구에서 ‘3할 타자’ ‘평균자책점 3점대 투수’는 좋은 선수로 인정받는다. 타율과 평균자책점은 타자와 투수의 실력을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수치다.

타율은 쉽게 말해 안타를 칠 확률이다. 타석에 섰더라도 볼넷이나 몸에 맞는 공(사구), 희생타 등으로 온전한 타격 기회를 갖지 못한 경우를 뺀 횟수를 타수라고 한다. 타율은 안타수를 타수로 나눈 값이다. 지난해 타율왕 이대호 선수는 총 478타수(552타석)에서 174개의 안타를 쳐 0.364의 타율을 기록했다.

타율=안타수÷타수=174÷478=0.364

출루율은 타자가 1루를 밟을 확률이다. 안타와 사사구(볼넷+사구)를 더한 횟수를 타수에 4사구와 희생플라이를 더한 값으로 나눠 구한다. 이대호 선수는 지난해 총 478타수에서 안타 174개와 4사구 77개를 얻었고 희생플라이는 3개를 기록해 0.444로 출루율 1위에 올랐다.

출루율=(안타수+4사구)÷(타수+4사구+희생플라이)

=(174+71)÷(478+71+3)=0.444


힘 있는 타자를 알 수 있는 수치도 있다. 자신의 안타로 밟은 총 루의 개수를 타수로 나눈 장타율이다. 지난해 이대호 선수는 장타율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478타수에서 1루타 117개, 2루타 13개, 3루타는 없이 홈런 44개를 쳐 0.667의 장타율을 기록했다.

장타율=(1×1루타수)+(2×2루타수)+(3×3루타수)+(4×홈런수)÷타수

=(1×117)+(2×13)+(3×0)+(4×44)÷478=0.667


상을 주진 않지만 타자에게 중요한 수치가 있다. 장타율과 출루율을 더한 공격공헌도(OPS)다. 장타를 치거나 진루를 하는 등 타자의 임무를 잘 나타낸 값이다.

공격공헌도=장타율+출루율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수치는 평균자책점이다. 이것은 9회를 던졌을 때 자기 책임으로 준 평균실점을 뜻한다. 수비 실책처럼 투수 책임이 아닌 이유로 실점한 것은 뺀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1위인 류현진은 192이닝과 3분의 2를 던지는 동안 자기 책임으로 39점을 줘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자책점×9)÷투구 횟수=(39×9)÷192.67=1.82

○ 완벽한 타순이란?

야구에는 9명의 타자가 순서대로 타석에 들어선다. 1루까지 살아나가는 것이 중요한 만큼 1번 타자는 안타를 잘 치거나 선구안이 좋은 선수가 맡는다. 3번은 타율이 가장 좋은 선수, 4번은 힘이 좋은 선수가 맡는다. 8, 9번 타자는 타격보다 수비가 좋은 선수가 맡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학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타율이 가장 좋은 선수를 2번에 놓고 7, 8번에 타격 능력이 부족한 선수를 두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타자 9명의 상세한 기록을 컴퓨터에 넣고 수학적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순서를 계산한 결과다. 심지어 타순을 타율이 높은 순서대로만 놓아도 원래 타순보다 더 많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점수를 내기 위해서는 타격 능력이 전부가 아니다. 도루나 주루 능력까지 고려하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기 마련이다.

9명의 타자로 타순을 짜는 경우의 수는 무려 36만2880가지(=9×8×7×6×5×4×3×2×1)나 된다. 야구 감독은 이 중에서 단 한 가지의 타순을 정해야 한다. 수학자의 도움이 필요한 이유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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