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베이징 하늘길 개설합의 27개월만에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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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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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서울-도쿄 셔틀노선 뜬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 3국의 수도를 잇는 이른바 ‘베세토(베이징∼서울∼도쿄)’ 라인이 완성됐다. 국토해양부는 7월부터 한국과 중국이 매일 4회씩 김포∼베이징 노선을 운항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2009년 1월 한중이 김포∼베이징 노선 개설에 합의한 지 27개월 만이다. 이로써 김포∼베이징 하늘길이 마침내 열림과 동시에 한중일 수도가 1일 생활권으로 통합되게 됐다.

○ 한중일 수도 1일 생활권


이번 김포∼베이징 노선 운항으로 중국과 교역을 많이 하는 기업들은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광객 유치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인천공항 대신 김포공항을 이용하면 베이징까지 시간은 50∼60분, 금액은 5000∼5만6000원을 줄일 수 있다.

특히 김포∼베이징 노선 개설은 동북아 3국의 수도를 잇는 베세토 라인의 완성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포∼베이징 노선은 2003년 개설된 김포∼도쿄(하네다) 노선과 마찬가지로 수도의 시내 공항을 이용하는 셔틀노선이다.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국내 공항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공항공사는 이번 노선 개설로 김포공항에 연간 46만 명의 추가 수요가 생길 것으로 예측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여객 이용료와 항공기 착륙료를 비롯해 면세점 매출액 증가에 따른 임대료 증가 등으로 매출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인천공항은 오히려 ‘허브’ 위상 우려


이번 김포∼베이징 노선 개설은 신규 개설이 아닌 전환에 해당된다. 기존 인천∼베이징 노선 가운데 일부를 김포∼베이징 노선으로 돌리기로 한 것. 국토부는 “중국 측이 베이징공항 슬롯(이착륙 가능시간대) 부족과 인천∼베이징 공급 과잉을 이유로 김포∼베이징 노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인천∼베이징에 취항 중인 대한항공(주 18회)과 아시아나항공(주 24회)의 운수권 일부를 김포∼베이징으로 돌리기로 하면서 중국 측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인천공항의 성장을 막으려는 중국 정부의 계산에 말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인천∼베이징 수요가 김포로 분산되면 인천공항을 통해 타국으로 떠나는 허브공항으로서의 위상이 약화된다”며 “이는 베이징공항의 힘을 키우려는 중국의 계산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이 같은 주장에 반박했다. 국토부 측은 이날 “인천∼베이징 노선에서의 환승률은 9%에 불과하다”며 “인천∼베이징 운항 횟수 가운데 일부만 김포로 돌리는 만큼 인천공항에 대한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인천공항의 환승률은 로스앤젤레스(LA) 36%, 런던 34%, 뉴욕 32%, 마닐라 29% 등의 순이었다.

○ 달갑지 않은 항공사


항공업계는 대한항공이 ‘인천공항 허브 약화’를 주장하는 이면에는 베이징 노선에서 아시아나항공에 밀릴 우려가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인천∼베이징 노선에서 아시아나는 주 24회, 대한항공은 주 18회를 운항한다. 이 가운데 양사가 7회씩 김포로 분산시킨다면 아시아나는 남은 17회로 하루 2편 이상 운항이 가능하지만 대한항공은 11회가 남아 하루 2편 운항이 불가능하다. 선택의 폭이 좁아져 경쟁력이 떨어지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천공항공사 역시 달갑지만은 않다는 표정이다. 이용객이 줄어들고 그만큼 매출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공항공사 측은 “인천∼베이징 노선의 이용객은 최근 3년간 116만∼143만 명 수준이며 이 중 김포∼베이징 노선이 개설되면 20%가량이 김포공항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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