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반달곰 번식률 높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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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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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마리 출산… 현재 18마리 생존
내년까지 50마리 서식이 목표, 새끼생존율 50% 안돼 대책 고심

반달가슴곰 새끼가 나무 위에 올라가 있다. 최근 지리산 반달곰 암컷이 새끼를 낳아 반달곰 자체 번식률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반달가슴곰 새끼가 나무 위에 올라가 있다. 최근 지리산 반달곰 암컷이 새끼를 낳아 반달곰 자체 번식률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지리산에 살고 있는 반달가슴곰은 새끼를 얼마나 낳을 수 있을까.”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올 초 지리산 반달가슴곰이 새끼 한 마리를 낳았다. 어미 곰(관리번호 RF-21)은 2007년 러시아에서 들여온 개체로, 지리산 바위굴에서 동면하던 중 1월 초에 새끼 한 마리를 출산했다. 2009년과 지난해에 이어 올 초에도 반달곰 새끼가 태어나자 ‘과연 멸종위기종인 반달곰이 자생적으로 얼마나 번식이 가능하며 자체번식으로 멸종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를 분석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2004년 시작된 반달곰 복원사업은 2012년까지 지리산에 반달곰 50마리가 서식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50마리가 자체적으로 번식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개체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까지 총 30마리를 방사한 결과 11마리는 폐사, 4마리는 자연 적응에 실패해 회수됐다. 현재 18마리가 지리산 야생에서 살고 있다. 이 때문에 지리산 내 반달곰의 자체 번식률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15마리 중 7마리는 출산이 가능한 암컷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반달곰 암컷은 4세부터 임신이 가능하다. 이후 약 16년간, 즉 20세까지 출산이 가능하다. 반달곰 암컷의 수와 출산율을 분석하면 향후 몇 마리까지 자연번식이 가능한지 추정이 가능해진다.

반달곰 암컷은 보통 6∼8월에 짝짓기를 한다. 반달곰은 ‘다부다처제’이기 때문에 수컷이건 암컷이건 자신의 영역에 들어온 상대 중 마음이 맞는 이성과 교미를 한다. 수정란은 가을을 지나 12월경 자궁에 착상한다. 동면 도입에 앞서 도토리 등 가을철 식량이 부족해 충분히 에너지를 축적하지 못하면 수정란이 착상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수정란이 착상되면 12월부터 두 달 정도(30∼60일), 즉 겨울잠을 자는 동안 임신기를 거쳐 다음 해 2월경에 새끼를 낳는다. 이후 1년 정도 곁에 새끼를 두고 기른다.

이처럼 반달곰은 4세 이후 1년 내 짝짓기를 하고 2년째 새끼를 낳아서 3년째 봄까지 새끼를 보살피다 분가시킨다. 이후 다시 짝짓기를 한다. 한 번 새끼를 낳는 데 총 3년의 터울이 필요한 것. 초산에는 1마리를, 재출산 시는 2마리 정도를 낳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 7마리의 암컷이 각각 최소 7마리에서 최대 14마리까지 새끼를 낳는 것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향후 16년간 최대 50∼80마리까지 번식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문제는 반달곰 새끼의 생존율. 새끼는 외부 질병이나 먹이 부족, 삵 담비 멧돼지 너구리 에게 잡아먹히는 등 생존율이 40∼50%에 불과하다. 최대 80마리를 출산해도 이 중 반은 죽는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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