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자체와 힘 합치니 특허 출원 술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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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 中企-개인에 물심양면 지원
수익 나눠… “발명 자신감 확대가 최고 성과”

“일상생활 속에서 발명이 나오죠.” 대구 달서구 이곡동에 사는 최현재 씨(55)는 최근 ‘실리콘 헬스 운동기구’ 아이디어를 특허 출원했다. 스포츠 레저용품 중소기업 대표였던 그는 퇴직 후에도 발명에 관심을 두고 있었던 것. 최 씨는 가슴과 팔 근육을 강화시키는 고무 재질의 헬스용 장비들이 빨리 늘어지고 인체에 해로운 것을 보고 고심하다 시제품을 구상했다. 관련 기업에 몸담았던 경험은 물론이고 유럽 바이어 등 폭넓은 인맥의 도움도 받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대구 달서구 지식재산팀의 역할이 컸다. 사업성 등을 전문가들과 함께 분석해 자료를 제공하고 특허청에 출원하는 비용을 전액 지원받았다. 올 하반기(7∼12월) 특허가 등록되면 사업자 선정을 통한 상용화가 이뤄진다. 특허권자는 관련법에 따라 사업자들의 제품 판매가 시작된 시점부터 20년간 수익금 일부를 받는다. 최 씨와 달서구는 50%씩 수익금을 나눠 갖는다. 달서구는 수익금을 지식재산기금으로 적립할 계획이다. 모아진 기금은 관련 사업에 재투자해 지역 중소기업과 주민들의 지식재산 창출에 쓰인다. 발명자는 물론이고 지방자치단체 모두에 이익이 돌아가는 ‘윈윈 효과’인 셈이다. 최 씨는 “지자체가 개개인의 특허 사업을 돕는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박수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자체들이 추진하는 ‘지식재산도시’ 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 지식재산도시는 중소기업이나 주민들이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상표권 등의 지식재산권을 창출하도록 행정 지원을 하는 것이다. 지난해 4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이 사업을 시작한 달서구는 1년간 주민들과 함께 총 10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중소기업 지원에도 나서 18개 업체의 특허 출원 22건을 지원했다. 모든 아이디어는 변리사에게 자문해 비슷한 사례가 없는지 검증을 거쳤기 때문에 최초 발명임을 인증하는 특허 등록 가능성도 높다. 전담 부서(지식재산팀) 신설과 관련 조례를 제정하는 등 행정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생활 속 발명아카데미 특강, 주민 인터넷 지식재산 정보검색 과정 개설, 주민발명 상담의 날 등 사업 홍보에 노력한 결과다. 조서환 달서구 지식재산팀장은 “누구나 발명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대된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경북 안동시는 최근 특허청으로부터 ‘최우수 지식재산도시’로 선정됐다. 안동지역 전통문화 유산이 지식재산이 될 수 있다는 인식 확대가 돋보였다는 평가다. 안동시는 특허 등록된 지역 문중별 고택들을 브랜드화해 관광 상품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올해는 하회탈 캐릭터 사업도 추진한다. 지역 향토식품을 특허 출원하는 성과도 거뒀다. ‘발효 산양삼차 및 제조방법’ ‘조림닭의 제조방법’ ‘기능성 인절미의 제조방법’ 등의 지식재산권을 발굴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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