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물가와 전면전 나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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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농수산물값 올랐지만… 올해는 공산품-공공요금 들썩
13일 특별대책 발표

정부는 올해 초부터 나타나고 있는 물가 불안의 정도나 규모가 작년보다 훨씬 심각할 것으로 보고 물가 안정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물가와의 전쟁’이 일부 품목만 챙기면 되는 국지전(局地戰)이 아니라 거의 모든 품목을 대상으로 하는 전면전(全面戰)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5일 임종룡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민생안정차관회의를 연 정부는 11일 설 민생대책을 내놓는 데 이어 13일에는 범정부 차원의 특별물가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특별대책에는 식료품 가격 안정은 물론이고 시내버스요금과 전기요금을 포함한 공공요금과 대학등록금 안정대책이 총망라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근의 물가 급등세는 여러 면에서 농축수산물 위주로 가격이 뛰었던 지난해와는 차원이 다르다”며 “물가상승 심리를 초반에 잡기 위해 강력한 억지정책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물가상승의 특징은 지난해 잠잠했던 공산품과 서비스요금이 들썩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부터 설탕과 밀가루, 옥수수 등의 가격이 오르면서 가공식품의 가격이 10∼20% 뛰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동결됐던 공공요금과 각종 서비스요금도 누적된 원가 인상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잇따라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공산품과 서비스요금은 소비자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농축수산물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 올해 물가상승률을 ‘3% 내외’로 억제하려는 정부의 목표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에서 농축수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8.84%에 불과하지만 공업제품은 30.74%, 집세와 공공요금 등 서비스요금은 60.42%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배추 파동을 불러온 배추와 열무의 비중은 각각 0.19%, 0.04%에 불과하지만 시내버스요금은 1.14%로 약 10배에 이른다.

국제유가의 급등세도 지난해와는 다른 점이다. 그동안 글로벌 금융위기로 안정세를 유지했던 국제유가가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어느덧 배럴당 100달러 선을 위협할 만큼 치솟고 있다. 국제유가가 4∼6개월 후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물가상승세가 올 상반기까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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