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 ‘16년 임시재단’ 내년엔 졸업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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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분쟁위, 정상화 심의 착수

“재단이 안정돼야 학교가 발전할 수 있겠죠. 내년엔 꼭 임시재단을 졸업했으면 좋겠습니다.” 대구대 최환진 씨(21·신문방송학과 2년)는 25일 “지난해보다 캠퍼스 분위기가 많이 활기차다”며 이같이 말했다. 학생들도 재단 정상화 문제를 피부로 느낀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구대 교수와 학생, 직원 사이에 16년간의 임시이사 재단 체제가 내년에는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최근 대구대 재단 정상화에 관한 심의를 시작했다.

학내 분규 때문에 1994년 임시이사 체제로 됐지만 교과부는 2006년 대구대를 임시이사 파견 사유가 사라진 대학으로 분류했다. 오랫동안 임시 재단을 이어온 탓인지 재단 정상화를 위한 구성원들의 뜻을 모으는 데도 수년이 걸렸다. 지난해 6월에서야 교수회와 총학생회, 직원 노동조합, 동창회, 설립자 유족 대표 등으로 구성된 정상화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정상화 방안을 확정했다.

구성원들이 뭉치기 시작한 데는 지난해 11월 취임한 홍덕률 총장(53)의 리더십이 구심적 역할을 했다.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시급한데 재단 정상화 문제로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홍 총장은 취임과 함께 ‘학생 행복’을 화두로 제시했다. 학생과 교직원 등 구성원 2만 여 명이 모두 행복한 캠퍼스를 만들 수 있어야 재단 정상화도 순리대로 풀릴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홍 총장은 “1년 동안 학교 안팎에서 수많은 분을 만나 구성원들의 의지와 다짐이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뛰었다”며 “무엇보다 행복감을 갖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학생들의 의지가 가장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학생 행복’은 막연한 슬로건이 아니라 구성원의 에너지로 작동하고 있다. 교과부가 올해 실시한 전국 사범대 평가에서 지방 사립대 중 대구대 사범대가 유일하게 최고 등급(A)을 받았다. 취업률에서도 최우수그룹에 포함됐다. 교육혁신역량강화 사업에도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수년 전만 해도 이 같은 분위기는 찾기 어려웠다. 최근 ‘학생행복센터’라는 특이한 공간을 만든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교수회 전형수 의장(61·경제학과)은 “재단이 하루빨리 정상화돼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산=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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