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통합 인천대 “제2 창학 꼬인다 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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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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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전문대와 통합 따른 시설 확충 등 지지부진

인천대가 송도 제2캠퍼스 용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통합지원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 대학 발전 특성화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정부의 국립대 법인화 추진이 더딘 것도 발목을 잡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인천대가 송도 제2캠퍼스 용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통합지원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 대학 발전 특성화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정부의 국립대 법인화 추진이 더딘 것도 발목을 잡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송도국제도시로의 캠퍼스 이전, 전문대와의 통합, 국립대 특수법인 전환 등을 통해 ‘제2 창학’을 목표로 했던 인천대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국립대 법인화 추진 일정이 더디고, 송도 제2캠퍼스 용지를 확보하지 못해 학내 반발이 거센 가운데 인천시는 인천대와 인천전문대의 통합에 따른 지원 약속을 지키지 않아 대학 특성화 계획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 뒤숭숭한 학내 분위기


“똑같은 등록금을 내는데도 첨단시설의 송도캠퍼스(연수구 송도동)가 아닌 열악한 교육환경의 제물포 캠퍼스(남구 도화동)에서 공부하는 것은 차별대우다.” 요즘 인천시와 인천대에는 이 같은 항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내년 3월 신학기 때부터 인천대로 특수 편입하는 인천전문대 학생들과 신설된 인천대 사범대 학생들이 이 같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송도캠퍼스 시설이 부족해 제물포캠퍼스에서 강의를 받아야 할 처지다.

올 3월 대학과 전문대가 통합되면서 입학정원이 1680명에서 2680명으로 1000명 늘어났고 전문대 3000여 명의 학생이 편입된다. 휴학생까지 포함하면 5000여 명이 불어나게 돼 송도캠퍼스(45만8500m²) 25개 동 교육시설로는 감당할 수 없는 학생 수다. 인천대는 이에 따라 송도국제도시 11공구 50만 m² 터에 송도제2캠퍼스를 짓기로 했지만 용지를 확보하지 못해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제2캠퍼스에는 전문대 편입생과 해외 대학 분교를 유치할 계획이었다.

인천대 교수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전임 인천시장(안상수)이 인천대에 약속했던 11공구 대학용지 제공을 백지화하면 표리부동한 행정”이라며 “이럴 경우 영국의 플리머스대, 벨기에 겐트대 등 세계 유명대학의 분교 유치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천시는 송도국제도시 11공구의 매립면적이 당초보다 3분의 1가량 줄었기 때문에 경제자유구역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학 용지 대신 기업유치 용지를 최대한 확보할 방침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대학 발전에 차질을 빚지 않는 범위 내에서 캠퍼스 용지 축소를 포함한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대학 측은 2012년 말까지 제2캠퍼스를 완공할 계획이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자 송도제1캠퍼스 인근의 유수지 또는 공원 용지 3만6000m²를 교육용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 풀리지 않는 난제들

인천대는 전문대 통합과 국립대 법인화를 계기로 물류통상, 생명과학, 취업역량 강화 등 5개 분야를 특성화하려는 대학 발전 계획을 마련했다. 하지만 인천시로부터 통합지원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 데다 운영비도 50억 원이나 깎여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인천대 박동삼 기획예산처장은 “인천시가 2024년까지 4800억 원의 통합지원금을 지원하겠다는 당초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서 교수들 사이에 ‘속았다’는 말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시는 올해 인천대 280억 원, 전문대 124억 원 등 총 404억 원을 운영비로 주기로 예산을 편성했으나, 재정난으로 354억 원만 지원해준 상태다. 또 올해 319억 원, 내년 419억 원의 통합지원금은 지급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 인천대는 “통합지원금을 연구기자재 확보 및 교수 연구력 향상에 쓰려고 했지만 이런 계획을 백지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국립대 법인화 계획도 꼬이고 있다. 대학 측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서울대와 인천대의 법인화 입법을 연내 추진한다고 발표한 이후 전국의 국립대가 법인화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시립대인 인천대가 독자적으로 국립대 법인화를 추진해야 실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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